폭력 최다…절도 · 성범죄 · 살인順 잠시 주춤하다 최근 2년 증가세 사생활 인식 미신고 훨씬 많아
연인(戀人) 관계에서 발생하는 강력범죄가 연간 1만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욕설이나 휴대폰 감시처럼 비교적 사소하게 시작하는 폭력의 징후에 문제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12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검거된 5대 강력범죄자 가운데 범행 피해자와 애인 관계인 범죄자의 수가 9912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피해자와 애인관계인 범죄자는 2011년에도 9710명에 달했다. 해마다 1만 쌍에 육박하는 ‘커플(연인)’이 상대방에게 강력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셈이다.
범죄 유형별로는 폭력이 8645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절도 729명, 강간ㆍ강제추행 409명, 살인 99명, 강도 30명 순이었다.
애인을 상대로 한 5대 강력범죄자는 2008년 1만1329명에서 2009년 1만1789명으로 증가하는 등 해마다 증가세를 보이다가 2010년 1만354명, 2011년 9710명으로 잠시 주춤하는 듯했지만 지난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앞서 전북 임실경찰서는 택시운전을 하고 있던 애인(43)과 말다툼을 벌이다 볼펜으로 애인의 머리를 세 차례 찌른 혐의로 A(41ㆍ여)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지난달 4일 밝혔다. A 씨는 “술버릇 좀 고치라”는 애인의 말에 격분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지난 3월에도 옛 애인(61)의 눈을 찔러 경찰에 입건된 전력이 있었다.
또 지난달 3일 부산 서부경찰서는 변심했다는 이유로 애인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B(49)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B 씨는 지난 6월 28일 오후 4시10분께 애인(47ㆍ여)과 함께 부산 영도구의 한 모텔에 머물던 중 말다툼을 하다가 애인이 다른 남자를 만난다는 사실을 알고 격분, B 씨의 온몸을 마구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국여성의전화 산하 성폭력상담소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성폭력 상담 565건 가운데 178건(31.5%)이 과거나 현재 애인관계인 사람들 간의 성폭력 상담이었다.
성폭력상담소 관계자는 “부끄러워 상담을 기피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실제로는 집계된 통계보다 훨씬 더 많은 사례가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한국여성의전화 관계자는 “연인 간 범죄의 경우 기본적으로 애정을 기반으로 한 관계이다 보니 문제가 불거지고 한참 곪은 뒤에야 상담을 신청하는 경우가 많다”며 “휴대폰 감시, 옷차림 지적, 욕설 등 심각한 범죄가 발생하기 전에 감지되는 여러 가지 징후를 가볍게 지나치지 말고 문제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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