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에도 일감몰아주기 과세 완화 추진

여당 일부·재계 “중견기업도 보호받아야” 일부 “감시 사각지대·편법행위 횡행”반대 국회 심의과정서 진통 불가피

정부와 여당이 중소기업에 이어 중견기업에 대한 일감몰아주기 과세요건 완화를 검토하는 것은, 과세 도입 취지가 대기업 계열사 간 편법 증여 방지에 있는 만큼 이와 관계없는 중견기업들의 내부거래에 대한 과세는 부당하다는 일각의 주장 때문이다.

중소기업에 혜택을 주는 마당에 사실상 중소기업과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은 중견기업도 계열사 간 정상적인 거래는 보호받아야 한다는 것이 여당 일부와 재계의 시각이다. 그러나 중견기업에 대한 견제세력이 거의 없는 만큼 제도를 악용할 우려가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이만우 새누리당 의원은 “중견기업이 과세 혜택에서 제외된 점이 아쉽다”면서 “중견기업의 일감몰아주기 과세 완화에 대한 추가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이재영 의원도 “중견기업 부분으로 혜택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중견기업에도 일감몰아주기 세제 완화혜택을 줄 경우 세수 부족분이 추가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봉급생활자와 중산층의 반발을 달래기 위한 박근혜 대통령의 ‘원점 재검토’ 지시로 세법개정안이 수정되면서 세수 확보에 큰 구멍이 뚫린 상황이다.

정부는 수정안을 통해 세 부담 증가선을 당초 연 소득 3450만원에서 5500만원으로 높였다. 세 부담이 늘어나는 인원은 205만명가량 된다. 이는 세법개정안 원안의 세부담 증가대상인 434만명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또 정부는 연소득 5500만~6000만원 구간 납세자의 세금 증가액을 연 2만원, 6000만~7000만원까지는 연 3만원으로 책정하며 당초보다 세 부담을 대폭 낮췄다. 원안에선 이들은 연간 16만원의 세금을 더 내야 했다.

이에 따른 세수감소분은 약 4400억원이 될 것으로 정부는 추산했다. 이를 벌충할 마땅한 방안이 사실상 없는 가운데 중견기업에 일감몰아기 과세 혜택을 추가할 경우 세수 부족분이 더 커지는 셈이다. 목표(세입예산) 대비 올 상반기 세수실적을 나타내는 세수진도율이 금융위기 때보다도 낮은 46.3%에 머무는 등 경기침체로 세금이 덜 걷히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세제 혜택을 줄 경우 정부의 재정부담은 증폭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일부 중견기업도 재벌기업집단과 비슷한 형태로 친ㆍ인척 소유 계열기업에 대한 편법 일감몰아주기 행태를 보이는 상황에서 중견기업에 대한 혜택을 주는 것은 또 다른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기업의 경우 시민단체 등 견제 세력이 많지만 중견기업의 경우 편법 행위에 대한 시민사회의 감시가 상대적으로 소홀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야당은 중견기업에 혜택을 주는 방안보다는 일감몰아주기 세제 혜택에서 대기업을 아예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세법개정안에서 정부는 기업 규모와 관계없이 특수관계법인 간 내부거래에 대한 과세 제외 범위를 확대하고 증여세와 소득세 간 이중과세를 조정해 기업들의 세 부담을 줄였다.

홍종학 민주당 의원은 “중소기업에 대한 과세 요건을 완화하는 것에는 찬성하지만 대기업까지 완화하는 조치들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국회 심의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하남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