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쩌민(江澤民ㆍ87) 전 국가주석을 필두로 하는 중국 3세대 최고 지도부가 다시 전면에 등장했다.

장 전 주석과 그의 재임 시절 양대 총리인 리펑(李鵬ㆍ85) 전 총리와 주룽지(朱鎔基ㆍ85) 전 총리가 거의 동시에 책을 출간하면서 언론과 국민의 관심이 3세대 지도부에 쏠리고 있다.

특히 ‘실사구시(實事求是)’ 정신의 대표적 인물로 꼽히는 주 전 총리는 상하이(上海) 시장과 당 서기 재직 당시 개혁 경험을 담은 ‘주룽지상하이발언실록(朱鎔基上海講話實錄)’을 내놓으면서 주룽지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장 전 주석은 지난 13일 고향인 장쑤(江蘇)성 양저우(揚州)시에서 사진첩 ‘장쩌민과 양저우’의 출간기념식을 했다. 이 책에는 장 전 주석의 친필 서신과 서예작품을 촬영한 사진 등이 실렸다.

장쑤성 당 기관지 신화르바오(新華日報)는 장 전 주석의 문화적 소양, 혁명 배경을 기록한 이 사진첩에서 그의 인간적 매력과 국가에 대한 충성심을 엿볼 수 있다고 치켜세웠다.

하루 전인 12일에는 주룽지 전 총리가 상하이에서 공직생활을 하던 1988년부터 4년간의 경험을 담아 106편의 발언록과 개인 서신, 83장의 기록 사진 등이 수록된 책을 발간했다. 이 책에 실린 다수 자료는 대부분 처음 공개되는 것들이다.

이에 앞서 5일에는 리펑 전 총리가 1981~2010년 20년 동안 산업 경제에 대한 보고서ㆍ강연ㆍ서한 등 원고 178편을 수록한 ‘리펑 거시경제를 논하다’라는 제목의 책을 냈다. 리펑 전 총리는 개혁 성향의 주룽지 전 총리와 대척점에 서 있는 보수파로 꼽힌다.

3세대 지도부가 거의 동시에 책을 출간하자 올가을로 예정된 ‘제18기 3중전회’를 앞두고 정치적 영향력을 과시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가장 주목을 받는 주룽지 전 총리에 대해 대만 언론들은 주 전 총리가 중국에서 개혁 성향 정치인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 데에 주목하며 새 책을 통해 5세대인 시진핑(習近平)ㆍ리커창(李克强) 지도부에 강력한 개혁을 주문하려는 메시지라고 해석했다.

또 시진핑정권이 ‘개혁ㆍ청렴ㆍ효율ㆍ봉사’ 등을 키워드로 하고 있는 주룽지 전 총리를 일부러 띄워 개혁 분위기를 조장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최근 시나닷컴의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서 ‘주룽지’라는 키워드로 검색이 불가능해 이 같은 주장은 무리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편 고위급 정치인들의 인쇄나 판매량 등이 세간의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유명 정치인들은 초판 발행 인쇄로 5만위안(약 914만원)에서, 많게는 수십만위안까지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룽지 전 총리의 경우 ‘실사구학(實事求學) 장학금’에 기부하고, 리펑 전 총리는 원고료 300만위안으로 ‘리펑 옌안(延安) 장학금’을 만들었으며, 장쩌민 전 주석 역시 교육기금에 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희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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