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두 주에 걸쳐 방송된 SBS ‘짝’ 이탈리아편은 한마디로 여자 2호 특집이었다. 너무 여자 2호 위주로 방송됐다는 것이 시청자의 주된 정서다. 가야금 연주자인 여자 2호는 여주인공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자신에게 호감을 가지고 동시에 접근한 체조선수 남자 1호와 치과의사인 남자 2호중에서 최종선택 직전까지도 누구를 선택할 지 알 수 없게 했다.
남자에게 인기를 얻는 걸 마다할 여자는 없다. 하지만 ‘어장관리‘는 상대를 배려하는 선에서 이뤄져야 한다. 자신을 좋아하는 남자의 마음을 다치게 할 필요는 없다. 여자 2호는 성격이 전혀 다른 두 남자의 구애 이벤트를 끝까지 음미하며 “매력있다”며 웃음을 지었다. 여자 2호가 보여준 행동은 결과적으로 외모와 스펙에서 하나 꿀릴 게 없는 남자 2호를 이탈리아에서 ‘연애 이벤트 전지훈련‘ 시킨 격으로 만들었다.
원래 이탈리아 특집의 공식 커플은 여자 1호와 남자 4호였다. 서로 반말 하는 수준까지 친해졌다. 하지만 남자 4호는 자신을 좋아한 여자1호에게 “확실한 감정이 없다”고 말해 그녀가 상처받을 소지를 미리 차단함으로써 여자 2호의 모습과는 대조를 이뤘다. 이를 받아들이는 여자 1호도 남자 4호에게 부담감을 줄까봐 걱정하고 이해하는 등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 좋은 인상을 남겼다.
물론 여자 2호가 두 남자중 한 명을 결정하지 못하고 끝까지 흔들렸을 수도 있다. 기자가 봐도 놓치기 아까운 남자들이었다. 육체적으로 완벽을 구현하는 국가대표 체조선수와 생전에 처음 접한 가야금을 여자를 위해 배워 연주하는 지극정성을 보여주는 치과의사중 쉽게 한 명을 선택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여자 2호가 시간이 지나면서 한쪽 방향으로 마음이 기울고 있다는 모습 정도는 보였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방송으로만 봤을때 여자 2호는 이미 체조선수인 남자 1호에게 마음이 먼저 갔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도 오히려 두 남자를 경쟁시켜 전의를 불태우게 하는 작전을 구사했다.
여자 2호는 가야금을 연주하는 남자 2호를 두고 “이런 남자에게 사랑받으면서 사는 게 괜찮겠다”고 말했다. 남자 1호가 자신에게 쓴 구애편지를 받고서는 “코팅해야겠다”고 했다.
여자 2호는 5세기 한 여자를 두고 두 남자가 인간체스를 벌인 마로스티카 광장에서 펼져진 사랑게임에서는 “여자 2호의 중요한 일과 자신의 중요한 일이 겹친다면?”이라고 묻자 남자 2호는 “병원문을 닫을 수 있다”고 대답한 반면 남자1호는 “국가대표 체조선수로서의 중요한 경기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자 2호는 “자기 일에 대한 자긍심 있는 모습이 좋아보였다”며 남자 1호의 손을 들어주었다. 꿈보다 해몽이었다. 그리고는 여자 2호는 결국 대형 하트를 그리며 구애한 남자 2호의 손을 들어주었다. 게임 패배자 남자 1호를 숙소로 돌려보내고 여자 2호는 남자 2호와 둘만의 데이트를 즐겼다.
남자 2호는 최종선택에서도 일말의 기대를 가지는 것 같았다. 여자 2호가 남자 1호를 최종선택하는 모습을 본 남자 2호는 “짝은 안됐지만 자신감은 더 많이 생겼다”고 애써 쿨한 모습을 보였지만 안되어보인 건 사실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남자 2호를 호감을 가지고 지켜본 미혼 여성 시청자들이 많았을 것이라는 점이다.
여자 2호는 지난 7일 방송에서는 “법조인, 의사 분들, 아이돌 스타들이 있었지만 훌륭한 조건이 나를 사로잡진 못했다”고 말해 방송후에도 아이돌 스타와의 과거 관계에 대한 논란으로 시끄러웠다. 14일 방송은 두 남자를 직전까지 포기하지 않음으로써 방송을 자신 위주로 끌고 갔다. 호감도가 높았던 여자 1호와 말할 기회가 없었던 여자 4호는 거의 ‘병풍’ 수준으로 전락해버렸다.
하지만 이날 방송은 변호사인 여자 3호의 ‘멘트‘가 시청자를 흐뭇하게 했다. 여자 3호는 자기소개시 “집이 있는지 보다는 집에서 무엇을 하는지, 아버지가 무엇을 하시는 분인지보다는 부모님과 얼마나 잘 지내는지, 아버지와의 관계나 아버지를 존경하는지를 보고싶다”고 말했다. 지혜로움이 물씬 느껴지는 이 말은 지금까지 ‘짝’에서 나왔던 토크중 최고의 말이었다고 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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