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가치 급락에 잇단 마이너스
브라질 국채 투자 손실에 놀란 이머징국가 채권 투자자들이 인도 루피화 급락으로 다시 한 번 충격에 빠졌다. 올 상반기 높은 수익률을 내세우며 인기를 쓸어담은 이머징 국채가 일순간 투자주의 상품으로 돌변했다.
국내에 팔린 인도 국채는 1000억원 규모다. 모 증권사의 경우 하루에 470억원이 팔릴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만기 1년에 7%의 쿠폰금리를 준다는 소식에 투자자들의 발길이 몰렸다.
당시 한 증권사는 인도 국채를 투자 매력이 가장 큰 해외 채권으로 꼽기도 했다. 루피화 가치는 하락 추세에 있었지만 곧 ‘바닥’을 치고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루피화 하락이 계속되면서 상황은 180도 바뀌었다. 지난 21일 루피화는 달러당 63.13루피로 마쳤다. 마감 기준 최고치로, 올해 들어 16%나 떨어졌다.
이는 고스란히 인도 국채 수익률 하락으로 이어진다. 이미 6월 초 -5% 안팎으로 떨어진 인도 국채 수익률은 최근 -10%까지 추락한 것으로 관측된다. 해외 채권은 ‘채권’이라기보다 ‘환투기 상품’이란 말이 나올 정도다.
따라서 해외 국채 투자 시 세금이나 수수료보다는 환율을 주의 깊게 봐야 한다. 이머징국가 통화는 원화로 바로 교환되지 않기 때문에 원화를 달러로, 이를 다시 해당 국가 통화로 바꾸는 이중의 환전 과정을 거치면서 통화 리스크에 노출된다.
인도 국채는 원/달러 거래는 헤지를 하지만 달러와 루피 사이는 헤지를 거의 걸지 않는다. 각국 통화의 유동성 차이로 인한 헤지 비용이 너무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인도 국채를 담당한 동양증권 관계자는 “외환거래의 모든 단계를 헤지할 경우 달러를 원화로 바꿀 땐 1.1% 내외의 플러스 프리미엄이 붙지만 달러/루피를 반대로 헤지하면, 즉 루피를 달러로 교환하면 4~6%에 달하는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는다”고 설명했다. 결국 헤지 과정에서 수익률의 대부분을 까먹게 돼 투자할 이유가 없어진다. 달러/루피 간 통화 리스크를 안고 간 이유다.
투자자 스스로 통화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은 단기보다 장기로 투자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10% 쿠폰 금리를 주는 10년 만기 브라질 국채에 투자할 경우 헤알화가 20% 급락하더라도 당장 이자율 손해는 2%(10% X 20%)에 그친다. 투자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남아있지만 중요한 건 지금의 환율이 아닌 10년 뒤 혹은 매각할 때 환율이다.
김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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