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공백기 사이 흐름바뀐 예능 무릎팍도사마저 종영 변화 절실
스포츠 버라이어티 선택 좋은 결정 프로그램 늘리지말고 현재에 주력을
유재석, 강호동 두 예능 강호의 체제가 무너졌다고 한다. 유재석과 강호동 투톱 이후 뜨는 예능인은 우리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사람들이었다. ‘진짜사나이’의 장혁ㆍ박형식ㆍ샘 해밍턴, ‘아빠 어디가’의 윤후와 성준 등이다.
유재석과 강호동 투톱 체제가 무너진 것은 관찰예능의 득세와 때를 같이 한다. 관찰예능은 진행자가 필요없다. 유재석과 강호동은 리얼 버라이어티 시대 최고의 메인 MC였다. 신동엽은 실내의 토크에서는 강했지만 뚜껑 없는 예능인 리얼 버라이어티에서는 적응을 잘하지 못했다.
관찰예능에서 진행을 하면 흐름을 끊게 된다. 지난 6월 ‘나 혼자 산다’의 노홍철이 MBC 김정욱 예능1국 국장께 전화해 ‘무지개 멤버들 중 최고의 멤버’를 뽑아달라고 부탁 하자 “데프콘 씨가 제일 잘하는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노홍철은 “그럼 무지개 회원들 중 가장 아쉬운 멤버가 누군가요?”라고 조심스레 묻자 국장은 “노홍철 씨가 MC 역할만 하고 있으니 가장 아쉽다”고 말했다. 노홍철은 이후 진행을 하지 않는다. 노홍철은 처음에는 모래알 같은 멤버들을 조율하고 정리하려면, 자신이 진행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김성주도 ‘아빠 어디가’의 1, 2회에서는 진행을 하려고 하다가, 이내 잘못된 것임을 알고, 친화력 위주로 자신의 역할을 바꿔 호평을 받고 있다. 관찰예능에서 뜨는 인물들은 진행과는 전혀 상관없는 친구들이다.
메인 MC가 필요없는 관찰예능의 시대에는 유재석과 강호동도 새로운 스타일을 찾아야 한다. 유재석은 강호동에 비해 상황이 좋은 편이다. 우선 유재석은 대중들과의 소통력이 워낙 뛰어나다. 불후의 예능인 ‘무한도전’의 1등 공신이다. 공백도 없었기 때문에 ‘감’을 잘 유지해오고 있다.
반면 강호동은 1년 공백기 동안 예능 흐름이 많이 바뀌어 1인 토크쇼가 예전 같지 않은 가운데 ‘무릎팍도사’의 종영을 맞았다. 강호동은 오랜 기간에 걸쳐 형성된 진행 스타일을 어떻게 새로운 환경에 적응시키느냐가 과제로 떠올랐다.
강호동은 지금 자신의 상황과 처지를 잘 파악하고 있다. 얼마 전 ‘우리동네 예체능’ 기자간담회에서 “예능 흐름을 쫓아가려고 한다. 흐름을 앞서가기도 하고 뒤처질 때도 있다”고 말했다. 강호동은 새로운 적응의 한 방편으로 스포츠 버라이어티를 택했다.
관찰예능의 시대, 몸으로 보여주는 땀과 진정성의 가치가 평가받는 시대에 강호동의 스포츠 버라이어티 선택은 좋은 결정으로 보인다. 프로그램 수를 계속 늘릴 게 아니라 ‘예체능’ 등 지금 하고 있는 3개 프로그램에 주력, 진심을 보여주면서 흐름을 타는 게 더 중요해졌다.
관찰예능의 시대 예능은 연예인들을 혹사시켜 그것이 진심이라고 이야기할 가능성이 높아지기도 한다. 하지만 스포츠 버라이어티는 고생, 야생 버라이어티보다 보람있는 가치를 전달할 수 있다. 다만 스포츠 버라이어티도 짜릿한 승부를 느낄 수는 있지만 명색이 예능인데, 언제 웃어야 할지는 알 수 있게 해줘야 한다. 그럼에도 ‘예체능’은 고된 훈련과 ‘각본 없는 드라마’ 같은 실전을 반복해 땀의 가치를 전하며 진정성에 조금씩 다가가고 있다.
스포츠가 가치가 있는 것은 요행과 꼼수를 바라기가 가장 어렵기 때문이다. 스포츠는 과학적인 훈련방식을 활용해야 하지만 몸소 투자한 만큼 결과가 나오는, 가장 솔직한 분야라 할 수 있다. 최강창민이 연습을 많이 했을 때는 이종수와 환상의 콤비플레이를 보여주었지만 이탈리아에서 화보를 찍고 일정이 바빠져 훈련을 많이 못하자 팀 전력이 크게 약화됐다. 그래서 훈련에서 흘린 땀의 양이 메달 수를 결정짓는다고 하고, 연습을 실전처럼 하라고 한다.
‘예체능’은 인위적인 웃음을 만들려고 하는 예능은 아니다. 그랬다면 잔웃음의 순발력이 좋은 이수근의 활약이 가장 클 것이다. 이수근은 요즘 ‘예체능’에서는 슬럼프다. 스포츠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웃음이건 인간미이건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게 스포츠 버라이어티다.
‘예체능’의 묘미는 평소에는 동작이 느린 것 같지만 결정적인 상황에서 확실한 고수의 파워풀한 배드민턴 경기를 펼치는 이만기, 마이크도 벗어버린 채 필드하키 남자대표선수들과 같은 템포로 트랙을 달리는 이지훈, 동물적인 스포츠 감각으로 위에서 내리꽂는 3연속 스매싱 플레이를 보여준 강호동, 의외의 빠른 성장을 보여준 ‘루키’ 존박 등을 보는 것이다.
이들이 흘리는 진한 땀냄새는 안방극장에도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다. 이렇게 ‘우리동네 예체능’은 건강한 예능으로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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