④ 금융업의 새 먹거리‘ 신탁’
100억원대 빌딩을 소유하고 있는 60대 김모 씨는 최근 제2의 인생을 즐기고 있다. 그동안 임대차를 비롯해 건물의 유지 보수까지 모두 본인이 직접 관리해 왔지만 최근 신탁계약을 통해 부동산관리는 물론 임대료 운용, 상속설계까지 한 번에 해결한 것이다. 부쩍 여유시간이 많아진 김 씨는 최근 세계일주라는 목표를 세우고 싸이클로 체력을 기르는 중이다.
마치 외국의 사례일 것 같은 김 씨의 이야기는 사실, 우리나라 신탁법에서 언급하고 있는 종합재산신탁과 유언대용신탁을 활용한 종합자산관리의 예이다.
이처럼 일반인에게 아직은 생소한 신탁제도는 미국과 일본 등에서 이미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2011년 말 기준 미국과 일본의 신탁자산은 각각 19조3000억달러, 765조엔 규모로 국내 신탁상품 잔액의 각각 50배, 28배에 달한다.
우리나라도 이런 선진제도를 도입해 작년 7월 50년 만에 개정신탁법이 시행됐고 기존 신탁법에서 다루지 못한 시장의 다양한 수요에 대응할 수 있게 됐다. 법인의 경우 신탁법 개정 전부터 금전의 운용, 재산 관리, 유동화를 통한 자금조달 등에서 신탁제도의 활용이 비교적 활발하게 이뤄져왔다. 특히 최근 저금리 기조에 따라 법인의 단기자금 운용수단으로 선호되는 특정금전신탁(고객이 신탁재산인 금전의 운용방법을 지정하고 이에 따라 신탁재산을 운용하는 신탁) 수탁고는 빠르게 증가해 작년 말 기준 155조3000억원에 달한다.
이런 가운데 우리투자증권의 행보가 신탁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신탁의 7월 말 기준 총수탁고는 16조5000억원으로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유언대용신탁상품인 ‘100세 시대 대대손손신탁’과 장애인에게 증여한 재산에 5억원 한도로 증여세를 비과세하는 ‘장애인신탁’을 선보인바 있다.
최근 서울대학교발전기금과 함께 생전에는 본인이 생활비로 사용하다 사망 시 서울대로 신탁재산을 전액 기부하는 구조를 설계, 기부자와 계약을 체결해 ‘신탁을 통한 기부’라는 기부문화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권순호 우리투자증권 고객자산운용 본부장은 “신탁법 개정을 통해 수익증권발행신탁, 유언대용신탁 등의 새로운 신탁제도가 도입됐고 이를 발판으로 향후 신탁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매우 높아졌다”고 말했다. 권 본부장은 “특히 개인고객의 경우 금융투자상품 위주의 자산관리를 넘어 부동산, 미술품, 특허권 등 가문의 자산을 종합해 안전하게 관리하고 상속까지 집행해 주는 진정한 의미의 금융집사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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