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대한민국 패션의 메카인 동대문 시장.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의 개관에 힘입어 동대문을 찾는 요우커(중국인 관광객)도 연간 320만명 수준으로 크게 늘었다. 옛 명성을 되찾고 있는 동대문 시장이지만 최근 상인들이 잇따라 자살했다는 소문이 들리고 있다.
“비싼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한 자매가 동반자살했다” , “빚 때문에 젊은 상인이 상가 안에서 목을 맸다” , “몇달 사이 10여명이 죽었다”는 등의 흉흉한 소문이다.
이 소문의 진원지는 동대문하면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소매시장이 아닌, DDP 동쪽에 위치한 도매시장이다. 이곳의 한 도매시장 관리팀 소장은 “나도 그런 소문을 들었다. 경기가 안 좋아서 그런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하지만 동대문 시장을 관할하는 서울 중부경찰서 등은 “도매시장 상인들의 자살 이야기는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 밝혔다.
가장 많은 소문이 도는 D도매시장 운영팀 관계자 역시 “연쇄 자살은 사실 무근”이라며 “주변 상가에서 악의적으로 소문을 퍼뜨리는 것 같다”고 의심했다.
밤시장과 새벽시장(낮시장) 등을 돌아다니며 직접 만난 상인들은 대부분 기자를 경계하며 “잘 모른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물건을 구입하러 오는 소매상을 통해서 이같은 소문이 실제 널리 퍼져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1주일에 한번 도매시장을 찾는다는 옷가게 사장 이모(32) 씨는 “원래 동대문이 이런저런 소문이 많기도 하지만 최근 자살 사건을 물어보니 대부분 상인들이 알고 있더라”고 했다.
이 씨는 “경기 침체도 문제지만 SPA 브랜드 때문에 동대문이 죽어가고 있다”면서 “결국 이 큰 시장에 있는 도ㆍ소매, 원단, 지게꾼 등 수많은 직종들이 한번에 쓰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의류 쇼핑몰을 운영해 이곳을 자주 찾는다는 김모(33ㆍ여) 씨는 “도매시장 중 일부는 운영위원회나 상인연합회 등의 파워가 세서 상인들이 그들의 눈치를 많이 본다고 들었다”면서 “밉보이면 매장 위치가 밀려난다든지 여러가지 불이익을 받는 경우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다”고 귀띔했다.
도매시장 인근에서 3년째 노점상을 운영하고 있는 A 씨는 “동대문 도매시장은 경기가 안 좋은 정도가 아니라 아예 사람이 없다”면서 “단골 손님들도 자기가 아는 사람이 죽은 이야길 한다. 몇 층에 있는 누가 언제 죽은것까지 말할 정도면 소문만은 아닌것 같다”고 말했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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