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장‘ 금융감독 쇄신 및 운영 방향’기자간담회
진웅섭<사진> 금융감독원 원장 체제의 금융감독 방향은 ‘자율규제’에 방점이 찍힐 전망이다. 진 원장이 10일 첫 기자간담회를 통해 공개한 ‘금융감독 쇄신 및 운영 방향’도 종합검사 폐지 등 자율규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간 ‘끝장검사’ ‘진돗개식 검사’로 대변되던 금감원 검사ㆍ감독 시스템을 금융사의 ‘자율 규제’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금융사들이 ‘일단 당국의 지적만 피하고 보자’는 식으로 보신주의적인 태도로 현실에 안주한 나머지 빠르게 변화하는 금융환경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진 원장은 신뢰와 역동성, 자율과 창의 등을 금융감독의 3대 기조로 삼고, 획기적인 금융감독 패러다임 변화를 예고했다.
진 원장의 이같은 시도에 대해 시장에서는 일단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다만 진 원장의 방침이 신임 원장의 취임일성(就任一聲)에 그치지 않으려면 실천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금융사 경영 자율 최대 존중=금감원은 우선 금융사들의 경영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금융사들의 가장 큰 불만이었던 검사와 감독 부담을 대폭 완화하는 한편, 담임선생님 식으로 사사건건 개입하는 과거의 감독방식을 지양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금융사의 고유 권한이었던 배당이나 이자율, 수수료, 증자, 신상품 출시 등에 대해서는 국제적인 기준을 고려한 최소한의 기준만 제시하기로 했다. 따라서 금융사들은 이 기준 내에서 의사결정을 하면 금감원의 간섭을 받지 않아도 된다.
이와 함께 2년에 한 번씩 하던 종합검사가 폐지되면서 검사ㆍ감독이 경영실태평가, 상시검사 위주로 전환된다. 만약 경영실태평가에서 2등급 이상 높은 등급을 받은 우량 금융회사는 해외진출이나 검사주기 등에서 규제를 완화하는 인센티브를 받게된다.
검사대상도 5년 이내 일정기간만 하는 검사시효제도가 도입되며, 부실여신 면책제도가 활성화돼 금융사가 자기 책임하에 실물경제 지원 기능을 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직원이나 가벼운 법규 위반은 금융사가 직접 징계하는 자율조치를 확대하고, 징계를 하더라도 신규업무 제한이나 인수ㆍ합병(M&A) 불승인 등 금융산업의 발전을 제약하는 방식이 아닌 과징금 등 경제적 불이익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보험이나 은행, 신용카드 등 일부 업권에서 이뤄지는 내부감사협의제도도 전 업권으로 확대된다.
이밖에 금융위기 때 만들어진 과도한 영업용 순자본비율(NCR) 규제를 다소 완화해 금융사들 숨통을 터주고, 민원이 많은 금융사에 붙이던 ‘빨간 딱지’도 없애기로 했다.
▶자율성 커지는 만큼 책임도 ‘업(UP)’=금감원은 금융사에 자율성을 주는 대신 책임감도 키우기로 했다. 특히 중대한 위반사항이 다수 발견되거나 반복되면 일벌백계(一罰百戒) 차원에서 엄중 제재하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종합검사를 점진적으로 축소하되 상시감사시스템을 통해 경영건전성이 저해되거나 중대한 위법ㆍ부당행위, 소비자권익 침해행위 등이 발견될 경우 대대적인 종합검사를 할 수 있다. 검사결과 중대한 위반사항이 발견되면 영업정지나 해당 임직원에 대한 정직,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해임권고 등 제도적으로 보장된 중징계 수단을 가차없이 쓰겠다는 방침이다.
이와함께 금융사의 건전성 유지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그간 논의에만 그쳤던 보험권의 ‘자체 위험 및 지급여력 평가제도(ORSA)’를 조만간 시범 실시하며, 경기대응 완충자본 도입방안(Countercyclical Capital Buffer)도 조만간 마련된다. 또 자본시장 질서 문란 행위를 발본색원하고자 정보접근성이 높은 기관투자자나 경영진에 대한 조사를 강화하는 한편, 금감원 내 회계감리 조직을 개편하고 인력을 보강할 방침이다.
보신적 금융관행을 없애고자 담보위주의 대출관행 등을 타파하는 한편, 관계형 금융에 대해서는 인센티브도 부여할 방침이다.
▶금융소비자 보호도 강화=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노력도 강화할 방침이다. 우선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 ▷불법 사금융 ▷불법 채권추심 ▷꺾기 ▷보험사기 등을 5대 민생침해 불법 금융행위로 규정하고, 감독역량을 총동원해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대포통장에 대해서는 은행 내 예금통장 발급 절차에 대한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등 강력한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각 금융사의 CEO 주도로 장기 미사용 통장을 정리하기로 했다. 또 대포통장의 공급, 이용행위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고자 대포통장 양도 및 통장매매를 위한 광고행위에 대한 처벌근거를 신설되고, 대포통장 관련한 전화번호는 보이스피싱 등 전자금융 사기처럼 ‘이용정지 제도’가 도입될 전망이다.
금융소비자 권익을 침해하는 영업관행을 혁신하는 작업도 병행된다. 신규계약이나 상품판매는 쉬우면서 계약해지는 어려운 거래 관행이나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은행의 부당한 이자 미지급 관행은 수집 즉시 개선될 방침이다. 또 매수의견 위주의 애널리스트 보고서나 자투리 펀드 양산, 부당한 보험금 지급 거절, 신용카드의 일방적인 부가서비스 제공 중단 등도 조만간 근절될 것으로 보인다.
신소연 기자/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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