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나무십자가’ ‘오스트리아 빈’ ‘모나코왕실…’등 해외 소년합창단…샹송·클래식성가 다양한 레퍼토리로 한국 관객 품에
티 없이 맑은 미성은 듣는 이의 귀뿐 아니라 마음까지 깨끗이 정화시킨다. 변성기가 오기 전 소년이 내는 소프라노는 그래서 흔히 천상의 소리에 비유된다. 날개 단 아기천사들이 청아한 목소리로 천국의 문으로 안내하는 그림을 연상시킨다고 할까. 중세시대에는 성당에 소속돼 종교음악을 노래했던 소년합창단은 수백년 전통을 이어 내려와 현대 도시인에게도 천국의 문을 살짝 열어보인다.
올여름 천상의 화음을 들을 기회가 많아진다. 해외 유명 소년합창단이 여름방학에 맞춰 아시아 투어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겨울방학과 크리스마스 시즌까지 포함하면 프랑스 파리나무십자가, 오스트리아 빈, 모나코왕실 소년합창단 등 세계 3대 합창단이 모두 올 하반기에 한국을 찾는다.
모나코왕실 소년합창단의 내한 공연은 7년 만이다. 모나코왕실 소속으로, 왕실의 후원을 받아 문화사절단으로서 세계를 누빈다. 모나코 문화를 세계에 알리자는 취지여서 한 지역에 자주 가는 것을 지양해 한국 방문도 2006년 이후 없었다. 이번 아시아 투어는 이달 초 필리핀에서 시작해 마카오를 거쳐 오는 23~28일 한국에서 네 차례 공연하는 것으로 끝이 난다.
모나코대성당이 건축된 1875년 말 자생해 100여년 전통을 지닌 이 합창단은 단원 선발 시 음악성뿐 아니라 인성까지 까다롭게 살핀다. 해외 투어 때 병원이나 고아원 위문 공연을 하기도 한다. 빈이나 파리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과 달리 중저음 화성을 위해 청소년 단원도 둔다. 이번 내한 합창단 28명 가운데 최고령인 18세 1명을 비롯해 청소년이 10명가량 포함된다. 내한 공연에선 바흐의 칸타타 BWV4 ‘죽음’ ‘당신이 내곁에 계신다면’, 하이든의 ‘마리아의 찬미’, 오펜바흐의 ‘성가’, 포레의 ‘기도’ 등과 모나코 포크송 4곡 등을 들려준다. 2만~9만원.
다음달 8일에는 영국 케임브리지 킹스컬리지 합창단의 세 번째 내한 무대가 성남아트센터에서 펼쳐진다. 1446년 영국 왕 헨리 6세가 창설해 킹스컬리지에 소속된 합창단으로, 16명의 소년 성가대와 다양한 전공을 지닌 재학생 14명, 오르간 연주자 2명으로 구성돼 있다. 킹스컬리지 합창단 출신이 만든 남성 중창단 ‘킹스 싱어즈’는 세계적으로도 유명하다. 이 합창단은 BBC가 1928년부터 매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중계하는 미사 의식인 ‘아홉개의 일과와 캐롤 축전’에 참여한다. 또 BBC가 중계하는 정기연주 ‘킹스 컬리지에서의 부활절’도 영국에서 인기가 높다. 단원의 학업을 위해 채플 외에 연주는 매년 20회 미만으로 제한된다.
이번 내한 공연에선 1982년부터 합창단을 이끌고 있는 스티븐 클레오버리 지휘로, 모차르트의 ‘신자들의 아침기도’ ‘아베 베룸 코르푸스’, 슈베르트의 ‘시편 23’, 하이든의 ‘작은 미사’, 비발디 ‘글로리아’ 등을 들려준다. 카메라타 안티콰 서울과 소프라노 석현수가 협연한다. 4만~14만원.
모나코, 영국에 이어 프랑스의 합창단도 다음달 한국 팬을 찾는다. 파리보이스콰이어가 첫 번째 아시아 투어지로 한국을 방문, 8월 18일 서울 번동의 꿈의숲아트센터를 비롯해 부천, 일산, 평택, 용인, 인천 등 지역에서 공연한다. 1956년에 결성된 파리보이스콰이어는 10~15세로 구성된 소년 35명과 16~45세의 남성 15명으로 구성됐다. 중저음을 포함해 장엄하고 웅대한 화음을 자랑한다.
내한 공연에선 모차르트의 종교합창곡 ‘주님의 성체’, 독일 종교음악 작곡가 아이힝거 ‘천상의 모후님’, 부지냐크 ‘아베마리아’, 포레의 ‘장 라신느의 찬가’, 생상스의 ‘제물을 들고’, 헨델의 ‘메시아 중 할렐루야’ 등 르네상스, 바로크 등 다양한 시대를 아우르는 정통 클래식을 들려준다.
매년 겨울에 한국을 찾았던 빈소년합창단은 올해 10월에 내한공연을 한다. 1498년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가의 막시밀리안 1세 황제의 칙령으로 조직된 이 합창단은 작곡가 슈베르트와 하이든이 단원으로 활동했고, 모차르트가 미사를 지휘했으며 베토벤이 직접 반주를 하고, 바그너와 리스트, 요한스트라우스 등이 곡을 헌정하는 등 위대한 작곡가들과 함께한 전통을 지녔다. 10~14세 100여명의 단원이 슈베르트팀, 모차르트팀, 하이든팀, 브루크너팀 등 네개 팀으로 나뉘어 1년간 세계 각지에서 300회 정도 공연을 펼친다. 올가을 공연은 10월 13일 오후 5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단 한 차례 열린다. 슈베르트팀이 지휘자 올리버 슈텍히와 함께 영국 작곡가 벤자민 브리튼 탄생 100주년을 기념한 ‘금요일 오후’ 수록곡 등 클래식과 영화음악, 세계 각국 민요, 성가곡 등을 선보인다. 3만~10만원.
세계 최정상 소년 아카펠라 파리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은 올해도 어김없이 크리스마스 시즌에 내한한다. 서울뿐 아니라 성남 하남 안양 수원 고양 창원 전주 부산 원주 대구 등 전국을 돌며 각국 전통민요와 샹송, 클래식 성가 등 다양한 레퍼토리로 공연한다.
한지숙 기자/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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