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윤정희(김해) 기자] 기존 전통시장 상인들과 생존권 갈등을 빚어온 김해여객터미널 복합개발사업과 관련해 김해시가 결국 대기업의 편을 들어줬다.

김해시는 24일 신세계 측이 제출한 김해여객터미널 및 판매시설 건축계획서를 검토한 결과 법ㆍ제도적 문제가 없어 허가 만료기한인 24일 허가증을 교부했다고 밝혔다.

김해시 관계자는 기존 전통시장 인근에 대형마트를 개점할 경우, 상인들과 상생협약을 체결해 제출토록 하고 있지만 사실상 준공 전에만 협약서를 제출하면 되도록 법이 규정하고 있기에 건축 허가를 거부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역 상인들의 피해가 예상되므로 영업개시 이전에 전통시장상인회와 상생협약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을 달아 허가했고 덧붙였다.

김해여객터미널 복합개발사업의 복잡한 역사는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세계측은 2010년 1월, 전 태광실업 박연차 회장으로부터 김해여객터미널 부지 7만4200㎡를 899억원에 인수했다. 하지만 이 부지는 박 전 회장이 2002년 10월 토지개발공사로부터 340여억원으로 주변 시세보다 싼 가격에 매입한 것이다.

박 전 회장이 이 부지를 싸게 매입할 수 있었던 이유는 김해시와 공동으로 2~3년내 현대식 터미널 건립을 추진키로 했기 때문이다. 당시 김해여객터미널은 조립식으로 지어진데다 각종 편의시설이 부족해 이용객들이 상당한 불편을 겪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해시의 기대와는 달리 박 전 회장은 8년 가까이 터미널 건립을 추진하지 않았고, 지난 2010년 1월 신세계 측에 시세차익 559억원을 남기고 되팔았다. 이러한 과정에서 김해시가 박 전 회장이 부지 매각차익을 남길 수 있도록 측면 지원한 사실이 없는지, 신세계측과 박 전회장측이 ‘허가조건부 매각’ 계약으로 부당한 거래를 했는지 등의 의혹이 주민들 사이에서 일었다.

인근 상인들로 구성된 이마트ㆍ신세계백화점 입점반대추진위원회는 2009년과 2012년 각각 김해여객터미널 부지의 지구단위계획을 변경한 사유, 교통영향평가 부적절성, 전통시장과 상생협약이 없는데도 김해시가 건축허가를 하려는 사유 등에 대해 지난 5월 감사원에 주민감사를 청구했다. 하지만 감사원은 ‘주민들의 감사청구에 대한 검토 결과, 위법 부당함이 없다’고 감사청구를 기각했다. 추진위는 감사원 기각결정이 대기업 밀어주기식 일방적인 감사라고 비난하고 국무총리실과 청와대 등에 민원을 제기하기로 했다.

이러한 감사원의 판단을 근거로 신세계측은 김해터미널 복합개발사업의 건축허가를 지난 3일 김해시에 신청했고 이번에 김해시로부터 허가를 받은 것이다.

김해시의 건축허가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역 상인들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김해 외동전통시장상인회 측은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가 전통시장과 500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시장내 중소 점포의 줄도산이 우려된다며 건축허가 취소를 위한 가처분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한호 상인회 회장은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상생 협약의 전제 조건을 받아들일지 아니면 반대 투쟁을 계속할지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해여객터미널 복합개발사업은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로 백화점, 이마트, 영화관, 문화센터, 터미널 등을 짓는 사업으로 신세계측은 올 하반기에 터미널, 내년 하반기에 백화점과 이마트 공사를 각각 시작할 계획이다. 여객터미널은 내년 상반기, 나머지는 2015년 상반기에 각각 문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