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내장과 라섹, 익상편 수술에 필수적으로 쓰이는 마이토마이신의 국내 수입이 전면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이에 국내 안과병원에 초비상이 걸린 가운데, 사재기 현상이 나타나는 등 관련 시장이 대혼란 조짐을 보이고 있다.
마이토마이신의 국내독점공급자인 한국쿄와하코기린 관계자는 “수지상의 이유로 8월까지 2000병을 정상적으로 공급한 후, 9월부터 공급을 전면 중단하기로 일본 쿄와하코기린사의 방침이 정해졌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제품공급에 따른 수익률이 가장 떨어지는 나라별로 공급중단 등을 검토 중인데 한국과 대만이 1순위”라며 “한국의 보건당국에서 약가의 정상화방안이 나오면 모를까 현 상태로는 한국의 약가수준이 너무 싸서 도저히 수지타산을 맞추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현재 마이토마이신의 국내 보험약가는 G7 등 선진국의 약 40% 수준이다. 마이토마이신은 항암제의 일종으로 주로 소화기계통의 암이나 비뇨기과 계통의 암치료에 사용되지만 녹내장이나 라섹수술 등 안과계통에서도 유효성이 입증돼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특히 녹내장 수술에서는 필수적으로 쓰이며 라섹수술에서도 각막혼탁을 방지하기위해 많이 쓰인다. 현재 국내 제약사중 이 약물의 수입을 허가받은 업체는 한국유나이티드제약,대한유팜,한국유니온제약 등 3개지만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지난해 수지타산을 이유로 생산과 유통을 중단했고 현재는 한국쿄와하코기린사가 일본 본사로부터 유일하게 수입해 국내에 독점 공급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유팜과 한국유니온제약은 허가만 받고 생산과 유통은 하고있지않다.
국내제약사가 생산과 유통을 포기한 것은 지나친 약가하락으로 인해 수지가 맞지 않기 때문이다. 마이토마이신의 경우 오리지널제품의 특허가 만료되고 제네릭(복제의약품)이 나오면서 3년전 2만4000원 정도에서 현재는 1만5000원 가량으로 약 40% 가까이 하락했다. 우리나라에서 특허만료에 따른 제네릭제품의 약가하락폭은 평균 46% 정도인데 국민건강에 필수적이고 수입선을 대체하기 곤란한 의약품의 경우도 다른 약처럼 일률적으로 적용받는 것은 문제점으로 지적받고 있다.
김태열 기자/kty@heraldcorp.com
<관련>국내안과병원 초비상!...마이토마이신 ‘사재기’ 현상
녹내장과 라섹, 익상편 수술에 필수적인 마이토마이신이 수입중단 위기에 처하면서 국내 안과병원엔 초비상이 걸렸다. 관련당국도 다각적인 대응책을 검토하고 있으나 뾰족한 방법을 찾지 못해 관련 의약품 시장이 혼란에 빠지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마이토마이신이 소화기과나 비뇨기과에서 항암제로 쓰이는 경우에는 아드리아마이신이라는 대체약물이 있기 때문에 공급이 중단된다고 해도 사실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안과계통이다. 마이토마이신은 상처가 아무는 과정에서 섬유아세포의 증식을 억제하여 흉터의 생성을 막아주는 약물로 녹내장이나 익상편 수술후, 그리고 M 라섹 수술시에 사용하지 못하게 되면 녹내장의 수술 성공률이 떨어지고 익상편의 경우 재발율이 매우 높아지게 된다. 라섹 수술의 경우 각막혼탁의 위험이 증가하게 된다.
국내 안과병원은 초비상이다. 일부 병원과 안과의사들이 이미 사재기를 시도하는 등 매점매석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쿄와하코기린의 관계자는 “지난해 마이토마이신의 국내 공급량은 2만4800병 정도였고 이중 30%를 안과용으로보면 1년에 안과 수요량이 8000병 정도인데 공급중당 소문이 돌기 시작하면서 최근 안과쪽에서 약 4만병를 주문하는 등 사재기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며 “특히 녹내장의 경우 대체약물도 없는 실정이라 불안감을 느낀 병원들이 물량을 미리 확보하기위한 주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국녹내장학회도 최근 공급중단 소식에 우려를 표시하고 필수수량인 약 4000병에 대해서는 한국쿄와하코기린에 안정적인 공급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쿄와하코기린 관계자는 “일본 본사에 녹내장에 쓰이는 최소물량 4000병과 여분 6000병 가량을 다음달까지 긴급공급토록 요청했다”며 “하지만 한국의 약가정책이 계속 유지되는한 9월부터는 공급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한국쿄와하토기린은 안과업계에서 주문이 빗발치자 라섹과 익상편 등에서 쓰이는 물량의 경우 현 시스템이 아닌 한국의 희귀의약품센터를 통해 공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마이토마이신의 경우 원래 항암제로 수입허가를 받은 약물로 안과에서 적용하기 위해 공급하는 것은 현행법상 위법행위이다.
실무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도 비상이 걸렸다. 식약처 의약품정책과 관계자는 “일본에서 수입이 전면중단될 경우 우선 국내에서 수입허가권을 갖고있는 3개업체가 일본이 아닌 유럽 등에서 원재료를 수입하는 수입선다변화를 통해 국내생산을 유도해서 공급하는 방안이 있고, 두 번째는 희귀의약품센터를 경유해서 공급할 수있도록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희귀의약품센테를 통해 마이토마이신을 안과용으로 공급하는 것은 현행 법률상 어렵지만 녹내장 등 안과질환이 국민건강에 미칠 영향 최소화하기위해 법률적으로 공급이 가능하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강남의 한 개업 안과의사는 “국민건강에 필수적인 약품의 수입이 중단될 위험에 처해있는 데도 관련당국의 대응이 너무 더디다”면서 “안과업계의 불안감이 더 확산되지 않게 보건당국이 대응책을 빨리 내놓아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식약처가 마이토마이신을 ‘퇴장방지의약품’으로 지정해 약가를 조속히 인상할 수 있도로 하는 조치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밝혔다.
김태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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