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그룹 구조조정 속도감 있게 진행…정책금융기능 재편 · 해외 진출 등 향후 행보도 기대
취임 100일을 기념해 지난 24일 기자들 앞에 선 홍기택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의 표정은 여유로워 보였다. 산업은행의 골칫거리였던 STX그룹 구조조정이 어느 정도 방향성이 잡힌 데다 최근 금융권의 최대 관심사인 정책금융 기능 재편도 산업은행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홍 회장의 100일간 여정은 순탄치 않았다. 홍 회장은 지난 4월 취임과 동시에 STX그룹 구조조정이라는 큰 산을 넘어야 했다. 홍 회장의 취임 직전 STX그룹이 3000억원의 회사채를 상환하지 못해 산업은행에 구원 요청을 해왔다. 덕분에 홍 회장은 업무를 파악할 시간도 없이 STX그룹의 구조조정 작업에 착수했다. STX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도 홍 회장은 일부 발언이 구설에 오르며 홍역을 치렀다. 홍 회장 입장에선 구조조정 과정을 있는 그대로 얘기한 것뿐이지만, 세간에선 산은 수장으로서 경솔했다는 평가다. 자신의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자 한때 언론을 피하려고 휴대전화를 꺼놓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도 말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인사말과 마무리 발언 모두를 사전에 준비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홍 회장은 지난 100일 사이 STX그룹 구조조정이 8부 능선을 넘는 등 많은 일을 했다. 하지만 아직도 그가 넘어야 할 산은 곳곳에 산적해 있다. 우선 정부 차원에서 논의되고 있는 정책금융 기능 재편 문제다. 산은은 정책금융기관의 맏형으로서 논의의 중심에 있다. 정책금융공사가 산은에 통합될 때 생길 수 있는 문제, 즉 건전성 확보나 산은의 민영화 여부, 자회사 매각 문제 등은 홍 회장이 임기 중 꼭 처리해야 할 과제다. 이뿐만이 아니다. 박근혜정부가 강조하는 ‘창조경제’의 핵심은 바로 금융이다. 창조금융의 주체인 중견ㆍ중소기업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날개를 펼치려면 산은과 같은 정책금융기관의 적극적인 역할이 절실하다. 투자은행(IB)으로서 해외에 진출하겠다는 홍 회장의 포부 역시 만만치 않은 숙제다. 이를 위해 최근 ‘G20 재무장관ㆍ중앙은행총재 회의’ 참석차 러시아에 가 현지 투자은행 회장과 가스프롬 등 석유 메이저들을 만나기도 했다.
자유로운 교단에 있던 그가 산은금융이라는 큰 조직의 수장이 되며 초기에는 잡음이 있었다. 하지만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며 점점 산은이 그에게 잘 맞는 옷이 돼가고 있다는 느낌이다. 앞으로 그의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다.
신소연 기자/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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