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빚을 갚지 못한 채무자가 법원의 재산명시 명령을 따르지 않을 때 법원이 직권으로 구속하는 제도인 ‘감치’(監置) 명령 건수가 최근 급증해 지난 12년새 30만건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짙어진 경기침체의 그림자를 보여주는 한 단면이란 분석이다.
일반적으로 감치는 법정 질서를 어지럽힌 사람에 대해 법원이 유치장, 교도소 또는 구치소에 유치하는 제도로 알려졌지만, 감치 명령의 대부분은 민사사건에서 발생하고 있다.
금전 채무를 이행하지 않은 채무자가 법원으로부터 재산내역을 공개토록 한 ‘재산 명시’ 명령을 받고도 재판에 불출석하거나 재산목록 작성ㆍ제출을 거부하면 20일 이내의 감치에 처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 추신수의 아버지도 지인에게 빌린 돈을 못 갚아 지난달 법원으로부터 감치 명령을 받은 바 있다.
10일 대법원에 따르면 지난 2003년부터 2014년까지 재산명시의무 위반에 따른 감치명령 누적건수는 27만7268건을 기록했다.
2005~2009년 감소하는 듯하던 감치명령은 최근 5년 간 증가세로 돌아섰다.
2010년 1만7715건, 2011년 1만8013건, 2012년 1만8916건, 2013년 2만2599건, 2014년 2만1228건으로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다.
채권자에 의한 재산명시 신청접수도 늘고 있다.
‘2014 사법연감’에 따르면 2009년 13만4072건, 2010년 15만3485건, 2011년 14만9293건, 2012년 17만1187건, 2013년 18만2991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빚을 제대로 갚지 못하는 이들이 늘었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채무자와 채권자가 스스로 채무변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법정싸움까지 가는 일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안진영 변호사(법무법인 장백)는 “법원의 성향이 엄격해진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재산명시 신청과 감치 명령이 함께 늘어난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경기침체로 인한 ‘불황형 범죄’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유대운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3년 발생한 주요 경제범죄는 31만3803건으로 2010년보다 20% 뛰어올랐다. 지난해 1~7월까지만 해도 16만5807건에 달했다.
유형별로는 사기가 26만9039건으로 제일 많았고, 횡령 3만4892건, 부정수표 단속 위반 5300건, 배임 4572건 등이었다.
대표적 서민경제 침해범죄인 불법대부업의 경우 2087건, 3693명이 검거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불법채권추심도 285건, 522명이 검거된 것으로 조사됐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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