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민銀, 이페이링크스에 정지 요구 플랫폼업체 항변에도 예상밖 조치

WTO, 中 국제규정 위반판결 불구 외국계카드사 시장 진출규제 여전 대행사 중궈인롄 ‘독점’…우려 확산

[베이징=박영서 특파원]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이 마스터카드의 온라인 위안화 결제를 전면 봉쇄했다.

이에 대해 업계 전문가는 중국이 여전히 신용카드 시장을 개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의 불공정 판정으로 중국 신용카드 시장 개방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져 왔으나, 이번 조치로 시장개방이 ‘물 건너 간 것 아니냐’는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3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런민은행은 지난달 온라인 결제 플랫폼 업체인 이페이링크스에 위안화 결제가 되는 마스터카드의 발행 정지를 요구했다.

현재 이페이링크스가 발행하는 마스터카드는 온라인상에서 물건을 구매할 때 위안화 결제가 가능하다. 두 회사는 올해 초 이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에 대해 이페이링크스 대표는 “우리 회사는 마스터카드와 직접 협력을 하지 않고 마스터카드의 홍콩 자회사를 통해 업무를 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 당국의 규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마스터카드사는 논평을 거부했다.

런민은행의 이번 조치는 예상 밖이다. 최근 차이나데일리 등 중국 매체는 이르면 7월 중국 당국이 외국계 카드사의 중국 시장 참여를 허가하는 법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해 7월 WTO는 외국 카드사의 직접 진출을 허용하지 않는 중국의 신용카드 결제 시스템이 국제 규정에 어긋난다는 일부 승소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에 따라 비자, 마스터 등 외국 신용카드사는 중국에서 직접 영업할 수 있는 길이 조만간 열리게 될 것이란 기대감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 조치가 나오자 업계 전문가는 중국이 여전히 신용카드 시장을 개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중국의 신용카드 시장은 급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미국의 마스터카드는 2020년이 되면 중국에서 발급되는 신용카드 수가 9억장에 이르면서 중국이 미국을 넘어서는 세계 최대의 신용카드 시장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런 거대 시장에 외국계 카드사는 침을 꿀꺽 삼키고 있지만 중국은 지금까지 외국계 카드사가 독자적으로 중국 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다. 때문에 외국계 카드사가 중국에서 서비스를 시행하기 위해선 중국 내 금융회사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공동 브랜드를 사용해야만 한다.

이에 따라 중국 내에서 발행되는 모든 신용카드에는 서비스대행사인 중궈인롄(中國銀聯·유니온페이)’ 로고가 표시되어 있으며, 중궈인롄의 결제망을 활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중궈인롄은 막대한 수수료를 챙기고 있다.

중궈인롄은 중국 5대 은행을 중심으로 80여개 은행이 투자해 설립한 신용카드회사로, 사실상 중국 신용카드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중국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2011년 4월까지 중궈인렌의 수입은 60조위안(9억7800만달러)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