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성원ㆍ김기훈 기자]박근혜 대통령은 10일 오전 새누리당의 김무성 대표, 유승민 원내대표, 원유철 정책위의장 등 당 지도부를 청와대로 불러 회동을 했다. 이른바 ‘비박(非朴ㆍ비박근혜계)’으로 꾸려진 여당 지도부와 첫 공식 면담으로, 유 원내대표ㆍ원 정책위의장이 지난 2일 선출된지 8일만이다.
애초 박 대통령의 일정에 없던 회동으로, 급박하게 잡힌 걸로 전해진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와 관련, “자세한 상황은 알려지지 않았는데 새 지도부가 꾸려지면 소통 차원에서 (청와대로) 모시는 건 상식 차원에서 생각할 수 있었던 것”이라며 “일정 조율이 있었을 것”이라고만 밝혔다. 일각에선 이날부터 이틀간 진행되는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인준 처리를 낙관할 수 없게 돼 회동 시기가 앞당겨진 것이라는 해석을 하고 있다.
외형상 상견례이지만, 박 대통령으로선 여당의 협조가 필요한 ‘핫이슈’가 널려 있는 처지여서 ‘긴급호출’의 성격이 짙다. ‘비박’ 지도부가 그간 ‘증세없는 복지는 거짓’, ‘대대적 인적 쇄신 필요’ 등 청와대를 압박하는 듯한 목소리를 내 당청 갈등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던 터라 박 대통령은 교통정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박 대통령은 전날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정치권 최대 화두인 ‘증세없는 복지’에 대해 “경제활성화 없는 증세는 국민을 배신하는 것”이라고 여야 정치권 모두에 쐐기를 박은 만큼 이날 회동에서도 당 지도부에 이런 소신을 전달하고 협조를 구한 걸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는 이 사안에 대해 미묘한 입장차를 갖고 있었다.
회동의 효과는 일단 즉각적으로 나타날 걸로 전망된다. 박 대통령의 결기 섞인 발언 직후 여당 지도부와의 만남은 ‘집안단속’의 계기로 활용돼 왔기 때문이다. 작년 9월 16일 오후, 박근혜 대통령이 김무성 당 대표, 이완구 원내대표 등과 청와대에서 전격회동을 했을 때가 대표적이다. 박 대통령은 당시 오전 국무회의에서 초미의 관심이던 세월호 특별법 관련, “세월호조사위에 기소ㆍ수사권 부여하는 건 대통령 결단 사안이 아니다”, “일안하는 국회의원은 세비 반납해야 한다” 등 정치권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고, 몇 시간 뒤 당 지도부를 부른 것이다. 그 때 청와대 회동을 마친 지도부는 “세월호 특별법은 여야의 2차 합의안이 최대한 양보선”이라며 박 대통령과 ‘한 목소리’를 냈다.
회동에선 아울러 이완구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관련 여당의 지원을 재확인하는 데 공감대를 이룬 걸로 전해졌다. 이 후보자는 언론통제 가능성이 있는 발언을 해 자진사퇴론이 나오는 등 야당의 공세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여당 지도부는 이와 함께 곧 단행될 개각과 청와대 개편 등 인적 쇄신에 관한 의견 교환도 한 걸로 알려졌다.
회동에는 청와대에서 현정택 정책조정수석, 조윤선 정무수석, 안종점 경제수석이 배석했다. 퇴진 가능성이 큰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은 배석하지 않았다.
한편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당정청 위기 돌파의 출발은 ‘민생’이라며 “서민들에게 새누리당이 우리 편이라는 믿음을 드리는 게 목표가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어제 대통령께서 국회 논의가 국민 중심두고 이뤄져야한다고 하셨다. 국민 중심을 두고 대통령 말씀에 전적 공감한다”며 “국민 불안과 걱정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민심을 바탕으로 민생정책을 펴나가길 희망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원유철 정책위의장 역시 국민과 호흡하는 정책을 강조했다. 원 정책위의장은 “며칠전 저출산 고령사회와 관련해서 박근혜 대통령을 모시고 회의를 다녀왔다”며 “국민과 함께 호흡하는 정책이어야 살아있는 정책이 될 수 있다는 말씀에 전적으로 동감한다”고 밝혔다.
유 원내대표와 원 정책위의장이 이처럼 민심을 언급하며 대통령 말씀에 공감을 표한 것은 이날 청와대에서 있을 여당 지도부와 대통령의 첫 회동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원 정책위의장은 정책위의 기본뱡향으로 “정책정당ㆍ대안정당ㆍ민생정책 역량 강화”를 강조하는 한편으로 “당ㆍ정ㆍ청 정책협의기능 강화하겠다”고 언급했다. 다만 “당이 정책을 만드는데 있어서 중심에 서서 하겠다”며 당의 역할을 강조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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