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금융시장 영향은

마구잡이 돈 풀기로 경기 부양에 나섰던 일본 아베노믹스가 흔들리면서 한국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 일본의 주가 급락과 국채금리 상승 등이 한국 금융시장에도 직ㆍ간접적인 파문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단기적으로는 한국 증시에 호재다. 한국 경제와 증시의 발목을 잡던 엔화 약세의 속도가 조절되면서 국내 수출기업들에는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 회복세에 엔저 우려까지 사라지면 최근 국내 증시 상승세에도 탄력이 될 수 있다. 아울러 일본에서 빠진 외국인 자금이 한국으로 들어올 수도 있다. 통상적으로 엔화는 일본 증시가 약세일 경우 강세를 보여왔다. 안전 자산인 엔화는 위험 자산인 주식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일본 증시 매도=엔화 매수’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박정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일본 증시 약세가 엔화 강세로 갈 가능성이 크고, 이럴 경우 아시아 증시에서 일본과 경합을 벌이는 한국 증시가 유리할 것”이라며 “금리 인하를 통해 경기 부양에 초점을 기울이고 있는 한국이 일본 증시의 대안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김진영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엔저 속도가 조절되고 하반기 세계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가 본격화될 경우 국내 수출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예상되기 때문에 국내 증시의 매력도가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아베노믹스가 실패할 경우에는 상황이 달라진다. 특히 일본 투자자와 외국인 자금의 움직임에 대한 우려의 시각이 크다. 일본의 국채금리 급등(국채 가격 하락)으로 일본 금융권이 손실을 볼 경우 한국을 비롯해 해외에 퍼진 자금을 회수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질 수 있다. 특히 급작스러운 아베노믹스의 균열은 한국 금융시장에 큰 충격파가 될 수 있다. 일본 투자자들이 한국 시장에서 자금을 뺄 경우 덩달아 다른 외국인도 한국 증시에 대한 불안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김승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일본 장기채 금리가 1%를 찍은 후 다소 안정됐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에 변동성 확대는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다”며 “6월은 아베노믹스에 대한 검증의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아베노믹스 실패로 일본 경제가 붕괴된다면 세계 경기 회복에도 찬물을 끼얹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럴 경우 한국 기업들에는 엔저에 따른 플러스 효과보다 세계 시장 위축에 따른 수출 부진 효과가 더 커질 수 있다.

권남근 기자/


happyda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