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언니들’의 질주가 지칠 줄을 모르고 있다. 올초부터 시작된 30대 여배우들의 약진이 브라운관의 새로운 현상으로 떠올랐다.
1977년생 채정안(MBC ‘남자가 사랑할 때’), 1979년생 이보영(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 1980년생 김태희(SBS ‘장옥정, 사랑에 살다’)-이진(SBS ‘출생의 비밀’), 1981년생 송지효(KBS2 ‘천명’)-유진(MBC ‘백년의 유산’)-성유리(SBS ‘출생의 비밀’), 1982년생 손예진(KBS2 ‘상어’). 일주일 내내 브라운관을 메우고 있는 얼굴이다. ‘연기돌’의 전성시대가 도래했다고 하나, 현재 안방극장의 주요 드라마 주조연 자리는 30대 여배우들이 장악한 상황이다.
시청자 역시 이들의 질주가 반갑다. 하루도 빠짐없이 등장하는 아이돌 배우들이 걸핏하면 ‘연기력 논란’에 휩싸일 때, 30대 여배우들은 물오른 연기내공으로 ‘판’을 주도해 ‘몰입도’를 높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30대 여배우들의 선전 이유는 ‘상어’를 연출한 박찬홍 PD의 짧은 한 마디로 요약될 수 있다. 박 PD는 여주인공 손예진의 발탁 이유에 대해 “예쁘고 연기를 잘 한다”는 말로 대신했다.
실제로 그렇다. 끊임없는 자기관리로 여느 걸그룹 못지 않는 완벽한 비주얼을 자랑하는 30대 여배우들은 평균 5세 이상 어린 20대 남자배우와 호흡을 맞춰도 거부감이 들지 않는다는 평가다. 이 같은 ‘멜로 조합’은 남녀 시청자 모두에게 또 다른 ‘판타지’를 심어주고 있다. ‘장옥정’의 김태희와 유아인을 비롯해 올초 방영됐던 ‘7급공무원’의 최강희와 주원의 조합이 그렇다.
무엇보다도 30대 여배우들의 경쟁력은 ‘연기력’에 있다.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박상주 총괄팀장은 30대 여배우들의 최대 장점으로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이는 ‘논란’없는 배우들”이라는 데에 무게를 실었다.
박 팀장은 “사실 제작사의 입장에서 30대 여배우를 특별히 선호하는 두드러진 이유는 없다”며 “적절한 연령대 등 기획된 콘텐츠의 요구에 부합하기 때문에 이들의 선전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한 작품 안에 녹아들어 완벽하게 극중 캐릭터가 되는 “자연스럽고 안정적인 연기”는 드라마의 작품성을 높여준다고 설명했다. 연기경력 10년차를 훌쩍 뛰어넘은 안정적인 연기력이 30대 여배우들의 최대 강점으로 꼽힌 것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드라마제작사 입장에서는 ‘연기돌’ 못지 않는 ‘높은 이름값’으로 얻어지는 화제성도 30대 여배우들을 선호하는 이유다. 고정적인 시청층을 담보하는 아이돌 배우들 못지 않게 30대 여배우들은 오랜 연예계 활동으로 폭넓은 팬층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진부한 수식어일지라도 ‘멜로의 여왕(손예진)’, ‘시청률퀸(이보영)’, ‘사극여왕(송지효)’이라는 닉네임을 안고 다니는 이들 여배우는 “이름의 화제성만으로도 시청률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한다”고 박 팀장은 설명했다.
고승희 기자/shee@heraldcorp.com
[사진제공=KBS, MBC,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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