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상속·증여세법-일감 몰아주기 과세 문제점 조사해보니
“업종 특성 고려않고 획일적 규제” 42% 33%는 “정상거래비율 상향조정 필요” 용역수출 과세 포함은 불합리 지적도
A그룹은 보안문제로 그룹 내 시스템통합전산(SI)업체가 계열사의 인사, 재무, 회계 등 그룹의 핵심 보안사항에 대한 경영관리시스템 구축 및 유지관리 업무를 하고 있다. 일감몰아주기 과세를 피하기 위해 외부와 거래할 경우 그룹 경영 관련 사항의 보안유지에 심각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자동차업체인 B사는 자동차 전자제어장치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그룹 내 계열사인 C사로부터 대부분의 관련 부품을 공급받고 있으며, C사는 이 분야에 독점적인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현행 제도로 인해 C사 제품의 탁월한 품질에도 불구하고 C사와 거래를 한다는 이유로 세금을 납부해야 할 처지다.
E사는 해외 판매법인을 통해 주로 수출을 하지만, 실무편의상 내국신용장에 의해 국내 판매법인을 통한 수출 비중을 점차 늘릴 계획이다. 하지만 동일한 수출임에도 불구하고 해외 판매법인을 통한 수출만 일감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법령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 E사는 수출업무를 하는 판매법인의 소재지에 따라 과세 대상에서 차이가 나는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증세법)상 일감주기 과세제도에 어떠한 문제점이 있는지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사례다.
전경련은 상증세법상 일감주기 과세의 문제점과 개선과제를 주제로 주요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애로사항 개선 건의를 받아 정부에 건의했다고 5일 밝혔다.
전경련은 7월 정식 신고ㆍ납부되는 일감과세제도에는 이와 같이 기업 현실을 무시한 비현실적 조항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전경련은 가장 큰 문제점으로 업종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정상거래비율의 획일적 규제를 들고, 업종별로 이를 현실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종 특성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내부거래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는 것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상거래비율을 30%로 일률 규정함에 따라 여러가지 불합리한 점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게다가 상증세법에서는 업종을 고려해 정하도록 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행령은 이를 지키지 않아 더욱 문제가 된다는 주장이다.
실제 매출 1000대 기업(112개사 응답)을 대상으로 한 문제점 조사에서도 ‘업종별 특성 미반영’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42.3%)됐으며, 우선적 개선과제로서도 정상거래비율 상향조정(33.4%)이 가장 많이 거론됐다.
이에 따라 SI업종 등은 정상거래비율을 현재의 30%보다 크게 상향조정해야 한다고 전경련은 지적했다.
전경련은 또 제품ㆍ상품 수출은 과세대상에서 제외하면서 용역 수출은 과세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강조했다. 또 같은 수출이라도 해외 소재 법인을 통하면 과세대상에서 제외되나, 국내 소재 법인을 통하면 과세대상이 되는 점은 불합리하다고 꼬집었다.
배상근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기업이 실제 일감과세 실무를 하는 과정에는 불합리한 경우가 많이 발견된다”며 “앞으로도 전경련은 제도의 현실적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개선, 건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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