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상범ㆍ강승연 기자]지난 2011년 12월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에서 뇌출혈로 쓰러진 김민재(당시 19세)군. 특성화고 재학생으로 기업 현장실습을 나갔던 김 군은 주말특근은 물론 2교대 야간근무에도 투입됐다. 근로기준법상 청소년이던 김 군은 본인 동의가 있어도 하루 8시간 이상 일할 수 없었지만 현장에서는 전혀 보호받지 못하는 ‘노동자’일 뿐이었다.
지난해 12월 울산 앞바다에서 작업선 전복사고로 사망한 홍성대(당시 18세)군도 실습나온 특성화고 학생이었지만 풍랑주의보가 내려진 바다에서 추가근무 중 변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특성화고ㆍ마이스터고 졸업생의 취업률은 높아졌지만, 무리한 현장실습 환경에서 학생들의 인권이 제대로 보장받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열악한 현장실습에 대한 지적이 일자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4월 ‘특성화고 현장실습제도 개선대책’을 마련, 1일 7시간ㆍ주 40시간 이내의 실습시간, 야간(오후10시~익일 오전6시)ㆍ휴일 실습 불가 및 주 2회 휴무 등의 내용을 보장하도록 했다. 지난해 서울시 교육청은 고용부 근로감독관이 소속된 현장실습점검단과 현장실습컨설팅단을 구성, 서울시내 특성화고 78개교에 파견하기도 했다.
그러나 잇딴 정부 대책에 대해 일선 현장 전문가들은 회의적인 반응이다.
정진후 진보정의당 의원은 현행 ‘직업교육훈련촉진법’에 현장실습의 목적이나 운영방안에 대한 내용이 전혀 명시돼 있지 않다는 점을 문제로 꼽았다. 현장교육이 목적이지만 실제로는 기업의 입맛대로 일을 시킬 수 있는 빌미가 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무리한 근무등이 발생하고 안전사고까지 이어질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고용부의 개선대책안이 휴일 및 야간실습, 연장실습을 금지하고 있으나 기업이 이를 어기더라도 처벌할 근거법령이 없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정 의원 측은 “기업에서 불이익을 받는 학생들이 있더라도 취업률 압박에 시달리는 학교 측에서 적극적으로 기업에 항의하지 못하는 일이 흔하다”고 말했다. 갈등을 빚은 학교를 담은 블랙리스트가 기업 간에 돌고 있다는 말이 공공연히 도는 상황에서 학생들이 불이익을 받아도 묵인하게 된다는 주장이다.
전교조의 한 관계자는 “취업률을 무리하게 높이려다보니 학생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일단 현장실습을 나가 취업자로 집계됐다가도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인해 곧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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