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재현 기자]검찰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원세훈(62)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55) 전 서울경찰청장을 각각 불구속 기소키로 하면서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의혹 수사가 55일만에 가닥을 잡게 됐다. 하지만 검찰에서 법원으로 공이 넘어간 이번 사건은 증인이 많은 데다 이들이 서로 상반된 진술을 하고 있어 법정공방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윤석열)은 지난 11일 오후 원 전 원장 및 김 전 서울청장에게 공직선거법 제85조 1항 위반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기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난 4월 특별수사팀 출범 55일만에 수사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수사팀은 이 보다 보름 앞선 지난달 말께 채동욱 검찰총장에게 원 전 원장에 대해 국정원직원법과 선거법 위반 혐의를 모두 적용하고, 구속영장도 청구하겠다는 취지로 보고했지만 구속 영장 청구 여부를 놓고 검찰 수뇌부와 이견을 조정하면서 결과 발표가 늦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와중에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이번 수사에 개입해 불구속 수사를 종용한다는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검찰의 늑장 수사결과 발표로, 자칫 검찰 내 제3의 내홍으로 비춰질 수 있는 이번 사건이 법원 손에 넘어갔지만 법정 공방도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검찰과 원 전 원장 변호인들 사이에 공방이 예사롭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검찰이 적용한 공직선거법 85조1항을 위반한 혐의가 유죄로 인정될 경우 벌금형이 불가능하고 징역형(5년 이하)을 선고하게 돼 있어 변호인들은 무죄판결을 받아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란 관측이다.

하지만 검찰은 공직선거법 위반과 관련된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국정원 직원 10여명이 지난해 1월부터 인터넷 사이트에 ‘정치 댓글’을 달며 국내 정치와 대선에 개입한 사실을 파악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경찰에서 송치한 여직원 김모 씨와 이모 씨 외에도 김모ㆍ정모ㆍ양모 씨 등 국정원 직원들의 금융 계좌 80여개를 추적하면서 이들이 원 전 원장 지시로 불법 활동을 벌여온 사실을 밝혀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최근 ‘선거법 위반 혐의가 짙은’ 아이디의 주인이 국정원 직원이라는 사실을 최종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해당 아이디의 주인이 확인되면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