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왕복 4시간…한번 가려면 하루 날아가 스킨십 잘안돼 소통 애로…업무협조 속터져
“이거, 시간과 비용이 만만치 않아요. 따블, 따따블, 아니 따따따블 들어요.”
세종시에 공정위, 기재부, 농식품부, 국토부 등 일부 부처가 내려가면서 기업의 대관업무 담당자들의 하소연도 점점 커지고 있다. 발품과 안면을 파는 대관업무 특성상 ‘거리’가 중요한데 세종시까지 멀다 보니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이 점점 부담이 된다는 것이다.
대관업무 담당자인 기업인의 일만은 아니다. 일반 민원인 역시 똑같은 고통을 호소한다.
국무총리실 조세심판원이 세종시로 가면서 민원인의 불편도 덩달아 커졌다. 결과에 따라 수많은 세금이 왔다 갔다 하기에 민원인이 직접 방문해야 하는 경우가 대다수인 게 조세심판원이다. 서울 창성동 별관에 영상진술을 하는 곳이 있지만 이용은 극히 저조한 상태. 대면 진술로 자신의 의견을 적극 피력하는 게 낫다는 판단에서 서울에서 세종시를 찾는 민원인의 발길은 잦을 수밖에 없다. 이들은 최소 왕복 4시간을 도로에서 허비하고 있다.
세종시 시대를 맞아 벌어지는 신풍경이다.
세종시 부처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대관업무자들은 그래도 ‘옛날이 좋았다’고 말한다.
대기업 대관업무 실무자인 A 씨가 대표적이다. 공정위를 일주일에 한두 차례 방문해야 하는 그로서는 요즘 같으면 ‘죽을 맛’이다.
“전화로 대관업무를 할 수는 없잖습니까? 그래서 자주 세종시를 내려가는데, KTX를 타더라도, 차를 갖고 내려가더라도 하루가 다 깨집니다. 다른 일도 해야 해야 하는데, 공정위 업무에 시간을 다 뺏기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는 옛날의 대관과 지금의 대관업무 차이를 꼬집는다면, 스킨십의 어려움으로 소통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거리가 머니까 아무래도 스킨십이 잘 안되고, 소통에 애로가 있다 보니 서로 오해가 생길 수 있어 원활한 업무 협조가 안된다는 것이다.
국토부 대관업무를 하는 건설업체 직원 P 씨 역시 불만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세종시까지 어렵게 어렵게 갔다 쳐요. 잘 만나주지도 않는 데다가, 어쩌다가 만남이 이뤄져도 ‘오늘 나도 서울로 퇴근해야 하니, 내일 다시 오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참한 심정이 돼 억장이 무너져요.”
세종시 공무원의 경우는 두 가지다. 현지에서 정착해 출퇴근하는 이도 있지만, 여전히 서울에 집을 두고 출퇴근하는 이도 많다. 후자의 공무원을 만나게 되고, 만남이 퇴근 무렵에 이뤄지면 그 공무원은 퇴근을 이유로 다시 방문하라는 말을 남기고 휑하니 일어서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P 씨는 “시간도 두 배 이상 들고, 비용도 더 깨지는 데다 소통도 잘 안되는데 세종시 입주에 대한 근원적인 회의감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부 기업의 경우엔 지역 계열사 직원을 활용해 대관업무에 나서기도 한다. 한 중견기업은 현안이 생길 때마다 계열사 관계자들이 세종시 부처 담당자를 방문, 업무 협조를 구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그 관계자가 전문 대관업무자가 아니기 때문에 그다지 효율성은 크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세종시 부처 현장이 정리정돈이 미흡해 민원인들이 헤매는 경우도 상당수다. 민원인들이 청사를 찾는 데 많은 시간을 허비하는 사례가 즐비하다는 것이다. 청사 6동의 국토부 방문을 원하는 민원인이 국토부가 눈으로 보이는 철제 담장 너머에서 “어떻게 들어갑니까”라고 묻는 풍경은 자주 벌어진다.
문제는 부처의 세종시 입주가 더 늘어나면 민원인과 기업인들의 발걸음을 더 잦아질 수밖에 없고, 불편함은 눈덩이처럼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2단계 이전(2013년 이전)이 계획돼 있는 교육부의 교원소청심사위원회, 국가보훈처의 보훈심사위원회, 고용노동부의 중앙노동위원회와 산업재해보상심사위원회 등은 민원인이 많은 대표적인 곳이다. 점점 민원인들의 한숨이 짙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김영상ㆍ조동석ㆍ손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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