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미국의 양적완화 조기축소 가능성 및 일본의 아베노믹스 성패 여부 등 주요국 정책의 불확실성이 시장 불안을 낳고 있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14일 서울 소공동 한은 본관에서 열린 시중은행장들과의 ‘금융협의회’에서 “어제도 미국, 일본(시장)을 봤겠지만, 시장 불확실성과 동시에 정책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 총재는 “생각도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가령) 한 달 전이었으면 아베노믹스에 엔저(低) 현상이 굉장히 갈 것이라고 했겠지만, 현재 달러당 95엔 수준으로 하락하고 닛케이지수도 1만2000선까지 하락했다”고 말했다. 또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에 시장금리가 상승하면 은행이 보유 채권에 대한 평가손실을 입고 앞으로 글로벌 금융규제에 따른 자본충당금을 쌓는 데도 부담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근 금융시장은 미국의 양적완화 조기 축소 가능성과 일본의 아베노믹스에 대한 실망감 등으로 전 세계적으로 크게 요동쳤다.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지난달 1일 1.63%로 저점을 찍고는 이달 11일 2.29%까지 치솟았다. 일본의 닛케이 평균주가지수도 지난 13일 하루에만 6.35% 폭락했다. 중국 상하이, 대만, 인도네시아, 태국 등의 주요 증시도 요동치고 있다.

김 총재는 시중은행장들과 선진국의 출구전략이 시행됐을 때 국내 은행에 미치는 영향을 비롯해 시중은행 대출 동향, 전자뱅킹 현황과 잠재 위험, 은행권 창조금융 추진 현황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김 총재는 이날 한은 별관에서 열린 창립 63주년 행사에서 기념사에서 일부 기축 통화국에 대해 “기축통화로서 신뢰를 잃게 될 위험에 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에둘러 경고했다.

그는 정책금리를 제로(0)에 가깝게 운영하면서 양적완화 정책을 펴온 기축통화국들이 자국 통화정책의 국제적인 파급영향 등 외부효과를 간과한다면 국제 경제질서의 안정을 유지할 책무를 소홀히 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총재는 경고의 메시지를 던진 대상 국가를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김 총재의 표현에 해당하는 나라에는 일본, 미국, 영국, 유럽중앙은행(ECU) 가입국 등이 포함된다.

서경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