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예술의전당 고음악 오케스트라와 협연…소프라노 임선혜

古음악은 기름기 쏙 뺀 담백한 음악 국내선 시작단계…대중화 전도사될터

유럽의 자존심 바로크음악계에서 아시아인으로 유일하게 정상에 선 소프라노 임선혜(37)가 이달로 벌써 두 번째 한국 무대를 찾는다. 지난 2일 고(古)음악계 거장 벨기에 지휘자 필립 헤레베헤의 7년 만의 내한공연에서 임선혜는 모차르트 ‘레퀴엠’을 협연하며 고운 미성으로 관객의 가슴을 적셨다.

헤레베헤와 임선혜의 만남은 10년 만이었다. 헤레베헤가 임선혜를 유럽 무대에 데뷔시킨 것은 유명한 일화다. 14년 전 헤레베헤가 급하게 찾았던 대타가 무명의 임선혜였고, 모차르트 ‘C단조 미사’를 이미 다 해본 곡이라고 거짓말을 하고 겁없이 유럽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게 임선혜의 유럽 진출의 시작이었다.

최근 서울 신문로에서 만난 임선혜는 “그때 헤레베헤가 유명한 사람인 걸 알았다면 오히려 못했을 것 같다”고 환하게 웃었다.

그의 풍부한 표정과 낭랑한 목소리는 동양인은 감정 표현에 인색하다는 유럽인의 편견을 깼다. 데뷔 초 두 차례 동양인이란 이유로 협연을 거절당하기도 했다. ‘동양인은 연기를 못한다’ ‘동양의 가수가 어떻게 서구의 기독교적 감성을 이해하겠느냐’ 등의 기우였다. 그는 “지금은 어떻게 이렇게 하냐고 신기해한다. 말도 많이 해서 연출가가 함께 작업하고 싶은 성악가가 됐다”고 말했다. 또 “겉모습이 다른 사람이 노래하니까 유럽 관객이 감동을 배로 느끼는 것 같다. 그들에게 문화적 자긍심도 주는 것 같다”며 신선함을 현지에서의 인기 이유로 들었다.

소프라노 임선혜 인터뷰./안훈기자 rosedale@ 2013.06.12
소프라노 임선혜 인터뷰./안훈기자 rosedale@ 2013.06.12
소프라노 임선혜 인터뷰./안훈기자 rosedale@ 2013.06.12
소프라노 임선혜 인터뷰./안훈기자 rosedale@ 2013.06.12 소프라노 임선혜 인터뷰./안훈기자 rosedale@ 2013.06.12 소프라노 임선혜 인터뷰./안훈기자 rosedale@ 2013.06.12

임선혜는 오는 1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영국을 대표하는 고음악 오케스트라 아카데미오브에이션트뮤직(AAM)과 협연한다. AAM은 2년 만에 네 번째 내한이다. 비발디 ‘사계’를 연주하며, 계절이 바뀔 때마다 임선혜가 퍼셀의 ‘요정여왕’ 등 각 계절과 어울리는 곡을 부른다. 레퍼토리에 포함된 헨델, 퍼셀은 영국에서 음악적 황금기를 보낸, 영국이 사랑하는 작곡가들이다.

그는 고음악의 매력이 뭐냐는 질문에 “연주가끼리의 재밌는 대화”라고 정의했다. “비밀을 속삭이듯, 바로크 음악은 오케스트라와 성악가가 눈을 마주치고 호흡하는 것이다. 그래서 오히려 살롱 같은 분위기에서 제대로 감동받을 수 있다. 기름기를 쏙 뺀 담백한 음악”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에 바로크 레퍼토리를 설명해주고 연주하는 자리가 있으면 좋겠다”면서 “국내에 고음악이 알려진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이제 시작하는 단계다. 우리만의 성격으로 해석하는 고음악 문화가 무르익을 수도 있다”며 앞으로 고음악 대중화 분야에서 역할을 하고 싶어 했다. 그는 “우리는 열광하는 민족이고, 내재된 힘이 여러 방향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이번에 같이 협연하는 연주자들도 ‘여기가 강남이야?’라거나 유럽에서 합창단원이 ‘너 한국사람이지?’하며 ‘말춤’을 춘다. 정말 애국하고 계신다”며 싸이의 인기 덕을 본 사례를 소개했다.

한지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