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윤정희(부산) 기자] 주유권 할인을 미끼로한 유사 수신 사기업체 대표가 경남에서 붙잡혔다. 문제가 된 업체는 액면가보다 18%나 싸게 주유상품권을 판매하면서 입소문을 탔던 ‘하나에너지’이다.

경남 창원서부경찰서는 18일 사기 및 유사수신행위규제에 관한 법률위반 등의 혐의로 이 업체 대표 윤모(44)씨를 구속하고 이사 이모(32)씨는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일당은 운전자들에게 주유상품권을 할인해 판매한다고 광고하고 상품권을 판매할 대리점과 지사ㆍ본부 등을 모집해 무려 269억원 어치 주유상품권을 시중에 유통시켰다.

하지만 이들은 별다른 수익 구조도 없이 판매한 상품권 대금으로 주유대금을 돌려막다가 결국 포기해 피해금액을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돌렸다. 피해규모는 150억원, 피해자만 5300여명에 달했다.

이들이 조직한 영업망은 전국에 걸쳐 9개 본부, 116개 지사, 191개 대리점으로 피라미드식 유통구조를 형성했다. 인터넷 홈페이지도 개설했고 직원 25명까지 채용해 버젓이 영업활동에 나섰다.

하지만 사기수법은 의외로 단순했다. 차량 운전자들에게 액면가보다 18%나 싼 주유상품권을 파는 것. 영업망에도 5%의 이익을 나눠 갖도록해 대리점들이 개인 회원을 모아 주유상품권을 팔도록 유도했다. 본사는 운전자들이 10만원권 상품권을 사용한 주유소에 액면가인 10만원을 그대로 송금해줘야 했기 때문에 23%의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초기 자본도 없었고, 상품권 판매대금 외엔 별다른 수익구조도 없었다. 액면가 이하로 상품권을 계속 팔기는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이었다. 다른 유사수신업체와 마찬가지로 윤 씨는 주유상품권 판매금액으로만 주유소에 기름대금을 지급하는 돌려막기 수법으로 급한 불을 껐다. 그러나 적자가 계속되면서 가맹 주유소에 기름대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경우가 빈발했고, 결국 상품권을 구입한 운전자들이 기름을 넣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인터넷 카페 등에는 ‘하나에너지 주유상품권 사기 피해자 모임’이 결성되는 등 전국 각지에서 피해신고가 잇따랐다. 결국 경찰은 고유가 시대 유류비를 한 푼이라도 아껴보려던 운전자들을 속여 자신들의 배만 불리려는 파렴치한 범죄행위라고 결론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