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오의 유령’이 중국 대륙을 다시 떠돌고 있다. 마오쩌둥 사회주의의 가장 큰 약점이 ‘민주주의의 결여’라는 점을 본다면 불안감이 고개를 든다. 마오가 중국을 비극으로 이끈 과거를 중국 지도부가 모르는 것은 아닐 것이다.
후난(湖南)성 샹탄(湘潭)현의 작은 농촌마을 사오산(韶山)은 마오쩌둥의 고향이다. 마오쩌둥은 1893년 12월 26일 이곳에서 마오순성(毛順生)의 셋째 아들로 태어났다. 위의 형제 2명이 요절했기 때문에 그는 사실상 맏이였다. 빈농 출신이었던 아버지는 근검절약해 재산을 모은 ‘자수성가’ 농부였다. ‘장남’이 가업을 물려받기를 원했던 아버지는 아들이 읽기 쓰기가 되고 주판알을 튕길 정도의 공부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학구욕이 강했던 마오는 그 때문에 권위적인 아버지와 갈등이 심했다. 16세가 되자 마오는 소학당에 가기 위해 집을 뛰쳐나왔다.
이후 혁명운동에 뛰어든 마오는 고향을 거의 찾지 않았다. 1919년 어머니가 위독하다는 전갈을 받고 고향에 한 번 왔었고, 1927년 후난 지역 농민운동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다시 고향을 찾았다. 마오가 고향을 다시 찾은 때는 그로부터 32년이 지난 1959년 6월이었다. 당시 국가주석이었던 마오는 3일 동안 고향에 머물면서 부모의 묘소를 참배하면서 유년시절을 회상했다. 그리고 류샤오치(劉少奇)를 내몰 향후 정국을 구상했다.
마오에게 고향 사오산은 즐겁고 좋았던 기억보다는 마음의 상처를 많이 받았던 지긋지긋한 곳일 것이다. 별로 가고 싶지 않았던 고향이건만 지금은 대규모 ‘홍색(紅色)성지’로 개발되어 수많은 방문객이 찾아오는 지역이 됐다. 마오쩌둥 탄생 120주년을 앞두고 고향 사오산이 들썩이고 있다. 대규모 기념행사를 준비하고, 관련 투자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한국 돈으로 무려 2조8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투입된다고 한다. 중앙정부도 이번 행사를 고도로 중시하고 있다. 중국 지도부는 오는 12월 26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대규모 추모행사를 열 계획이다. 이 자리를 빌려 시진핑 주석은 마오의 ‘위대한 공적’을 돌아보고 앞으로도 마오쩌둥 사상을 견지하겠다는 의지를 외부에 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진핑 체제가 등장한 이후 여기저기서 마오가 갑자기 살아나고 있다. 국가지도자 시진핑은 지난해 11월 당 총서기로 취임한 이후 지금까지 마오의 시를 유난히 많이 인용하고 있다. 중국의 유인우주선 ‘선저우 10호’가 발사된 지난 11일에도 느닷없이 마오가 등장했다. 중국 매체들은 이날이 68년 전인 1945년 6월 11일 공산당 7차 당대회 폐막사에서 마오가 ‘우공이산(愚公移山)’을 언급했던 ‘그날’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우공이산’이란 ‘어리석은 노인이 산을 옮긴다’는 뜻으로 낙후된 중국을 바꾸기 위한 불굴의 정신을 가리킨다. 학계와 언론계의 통제강화, 영유권 문제에 대한 강경자세, 반부패ㆍ반낭비 캠페인 등도 ‘마오의 회귀’와 관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마오의 유령’이 중국 대륙을 다시 떠돌고 있다. 마오쩌둥 사회주의의 가장 큰 약점이 ‘민주주의의 결여’라는 점을 본다면 불안감이 고개를 든다. 이데올로기 도구를 이용해 문제를 풀려고 하면 후유증은 감당하기 어렵다. 마오가 중국을 비극으로 이끈 과거를 중국 지도부가 모르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구호를 반복하면서 마오사상을 치켜드는 시 주석을 보면 왠지 모를 위태로움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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