⑥ 신·구세대 날세운‘정년연장’

정년연장 필요성엔 공감대 형성 비용부담 방안 논의는 지지부진

고령직원 증가땐 인건비 부담가중 노동효율성·유연성 저하 우려도

“임금피크 전제땐 부담감소” 78% 제도적 뒷받침돼야 모두 ‘윈-윈’

본격적인 시행이 예고되고 있는 ‘정년연장’에 대한 이슈가 여전히 뜨겁다. 정확히 말하면 정년연장과 관련한 임금피크제 도입과 관련한 갈등이다. 이유는 정년 60세 연장법이 우여곡절 끝에 지난 4월 국회에서 통과됐지만 핵심 쟁점인 임금피크제를 선택 사항으로 둬 노사 갈등의 불씨를 남겨뒀기 때문이다. 정치권은 정년연장을 시대적 대세로 추진하면서도 임금피크제는 노사 자율에 맡겼다. 재계는 정년연장으로 막대해진 비용 부담을 임금피크제로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노동계는 임금 삭감을 위한 수단으로 전횡될 수 있다고 반대하고 있다.

뜨겁게 달궈지고 있는 정년연장에 대한 윈-윈 방안은 어떤 게 있을까. 헤럴드경제는 정년연장의 현주소와 갈등 해결 방안을 짚어본다.

정치권의 ‘60세 정년 의무화’ 움직임을 두고 재계의 반발이 거세다. 고령화 시대에 맞춰 정년을 연장해야 한다는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정작 그에 따른 비용 부담 방안에는 논의가 지지부진한 탓이다. ‘정책’만 있고 ‘대책’은 없다는 불만이다. 재계가 정년연장과 임금피크제를 연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최근 전국 30인 이상 280개 대ㆍ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기업 정년연장 실태조사’에 따르면 조사 기업의 77.8%가 ‘임금피크제를 전제하면 60세 정년연장에 따른 기업부담이 감소할 것’이라고 답했다. ‘임금피크제를 전제하더라도 큰 차이 없다’는 답변은 22.8%에 그쳤다. 10개 기업 중 8개 기업이 정년연장과 임금피크제를 함께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셈이다.

임금피크제는 워크 셰어링(work sharing)의 한 형태로, 일정 연령이 되면 임금을 삭감하는 대신 정년을 보장하는 제도다. 즉, 기업과 직원이 서로 손해를 감수해 정년연장을 확대하는 제도다. 국내에선 2003년 신용보증기금이 처음 도입한 바 있다.

재계가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가 함께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건 정년 연장에 따른 부담감 때문이다. 60세까지 정년이 연장되면 임금 수준이 높은 고령자 직원이 늘어나 인건비 부담이 증가하고, 노동 효율성이나 유연성도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다.

경총 설문조사에 따르면 조사 기업 중 57.1%가 ‘60세 정년연장이 기업 경쟁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밝혔다. 그 이유(복수응답)로 ‘인건비 부담 증가(54.7%)’가 가장 많았다. 이어 ‘고령화에 따른 생산성 저하(52.6%)’ ‘인사적체 등 인사관리 부담(44.2%)’ ‘신규채용 감소(44.2%)’ 등의 순이었다. 경총 관계자는 “제조업에서 상대적으로 인건비 부담을 더 크게 우려하고, 비제조업에선 생산성 저하나 인사관리 부담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고 전했다.

물론 재계도 정년 연장을 부정적으로만 보는 건 아니다. 숙련된 고령 직원의 경험을 적극 활용할 수 있고, 정년 연장을 통해 직원 사기진작 등 근로 의욕을 고취시킬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받는다. 또 고령화 시대에 따라 정년 연장은 피할 수 없는 사회적 과제이기도 하다. 경총의 다른 관계자는 “정년 연장 자체를 반대하는 게 아니라 임금피크제 등 제도적 보완 없이 성급하게 추진하는 게 문제”라며 “임금피크제를 연계하고 단계적으로 정년연장을 추진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정년연장을 의무화하듯, 임금피크제 연계도 의무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또 임금피크제 도입에 따른 지원금을 확대해달라는 요구도 있다. 임금피크제 연계를 위해 필요한 방안으로 40.4%의 기업이 ‘임금피크제 지원금 확대’를 꼽았고, 39.1%가 ‘임금피크제 연계의 법적 의무화’라고 답했다. 정년 연장을 의무화한다면 임금피크제 연계도 의무화해야 하고, 중소기업 등 자금력이 부족한 기업에는 의무화에 따른 비용 지원을 해줘야 한다는 게 재계의 주장이다. 재계 관계자는 “임금피크제도 활용 방안에 따라 고용연장형, 정년보장형 등 다양한 형태가 있다. 기업 상황에 따라 이를 다양하게 활용한다면 임금피크제 연계에 따른 부작용도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