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연 기자]임금 및 단체 협상과 맞물린 올해 국내 완성차 업계의 ‘하투(夏鬪)’는 과거 어느 때 보다 더 격렬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조는 경제 민주화 여론을 업고 한층 높아진 눈높이로 임금인상을 통한 분배 정의 강화, 업무 강도 축소 및 고용안정 보장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반면 사측은 경기 침체에 따른 극심한 판매 부진과 비용부담 등을 이유로 과도한 임금인상과 복지혜택은 어렵다며 강하게 맞서고 있다.
여기에 통상임금 산정, 비정규직 철폐, 주간 연속 2교대 도입(현대ㆍ기아차 제외) 같은 휘발성 강한 이슈가 즐비하고, 오는 9월 집행부 선거를 앞둔 각사 노조의 내부 선명성 경쟁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돼 벌써부터 전운이 감돌고 있다.
현대자동차 사측과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이하 현대차 노조)는 27일 제 8차 단체 교협을 통해 각자가 제시한 단협 개정안과 별도 요구안에 대한 치열한 논리 공방을 전개했다. 노조는 이미 기본급 13만498만원(호봉승급분 제외), 상여급 800%, 성과급 순이익의 30%, 정년 61세 연장, 노조간부 면책특권, 대학 미진학 자녀의 취업 지원금 1000만원 등 60∼70개에 요구안을 제시한 상태다. 사측 역시 전날 단협 30개 조항과 별도 요구 2개 조항 등 총 32개의 단협 개정 요구안을 전달했다. 같은 회사 안에 2개의 임금 체계를 유지하자는 이중임금제와 임금 상한을 두는 임금피크제 등이 핵심이다. 이에 현재 사측은 “요구 수준과 수량이 너무 지나치다”며, 노조측은 “개악 안에 대해서는 협의할 수 없다”며 대립하고 있다. 특히 9월에는 노조 집행부 선거까지 앞두고 있다. 과거 노조 집행부 선거는 노-노간 선명성 경쟁을 낳아 노-사간 협상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경우가 많았다.
임금협상을 진행중인 한국지엠도 상황이 비슷하다. 이미 한국지엠 노조(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가 지난 18~19일 조합원 대상으로 실시한 쟁의행위 찬반 투표에서, 78.7%(투표율 87.1%)의 찬성이 나온 상태다. 집행부의 경우 상시적 출근투쟁을 전개하고 있으며 내달 3일 확대 간부파업, 4일 주야간 부분 파업 등을 예고했다. 노조는 기본급 13만498만원 인상, 통상급의 300%+600만원 수준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내년 주간 연속 2교대 도입을 위한 실무협의 테이블을 활용해 2교대 도입 문제와 고용 보장을 위한 장기 발전 전략도 함께 다루고 있다. 사측은 일단 임금협상에 주력하자는 입장이나, 노조측은 생산 물량 축소 및 고용 불안에 초점을맞추고 있다. 한국지엠 노조 역시 집행부 임기가 3개월 밖에 남지 않았다.
르노삼성의 경우엔 지난해 9월 사원대표자위원회가 전환해 설립된 기업 노조가 기존 금속노조 르노삼성자동차지회로 부터 단체교섭권을 넘겨 받아 처음으로 올해 단체협상을 진행 중이다. 쟁점은 ▷임금인상 ▷연월차 사용 문제. 사측은 고용보장을 조건으로 임금동결과 연월차의 비가동일(공장 가동이 멈춘 날) 사용을 요구 중이지만, 노조는 4%대 임금 인상과 연월차 개인적 사용을 주장하고 있다.
그나마 쌍용차는 얼마전 무급 휴직자 전원 업무복귀와 함께 4년여 만에 2교대 근무를 진행하며 경영 정상화를 지속하고 있다. 다만 국정조사에 반대하는 기업노조와 달리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시민단체들과 연계해 해고자 복직과 국정조사 등을 요구하며 투쟁을 지속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는 집행부 선거 등으로 인한 노노 갈등과 통상임금 산정, 비정규직철폐, 그리고 주간 연속 2교대 도입 등의 민감한 이슈가 끼어들 수 밖에 없어 어느때 보다 임단협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그나마 사측은 경제민주화를, 노조는 판매부진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 다행”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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