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제천] 봄이 온 산골마을, 산야초 내음은 ‘힐링의 향기’였다.

어릴 적 한약냄새가 나면 싫어했던 경험을 갖고 있다. 그런데 환경오염에 찌들고 찌든 이 도시민에게 이제 한약재는 냄새만 맡아도 건강해질 것 같은 느낌이다. 약초는 힐링 아이템이었다.

왠지 나와는 관계가 별로 없는, 거리가 멀 것 같았던 약초, 알고보니 우리네 일상 생활 속 깊숙이 파고들어와 있었다. 무엇이 어디까지 파고들어와 있길래?

깊은 산속에서 이슬을 먹고 자란 약초, 최유효 성분만을 추출해 먹고 입고 바른다. 다시 말해 이제 ‘자연’을 먹는다.

힐링의 대표도시 제천에서다. 제천은 이미 오래 전부터 한약재 시장이 발달해 온 산간도시다. 사방이 태백산, 소백산, 월악산, 치악산 등 대한민국 대표 명산에 살포시 둘러싸인 청정자연을 자랑하는 도시다.

제천시는 이미 ‘자연치유 도시’임을 선언했다. 게다가 ‘국제슬로시티’ 인증도 받았다. 대한민국 힐링의 대표주자가 됐다. 한약, 한방과 관련된 힐링산업도 다양하게 발전하고 있다.

이 산야초 산골마을로 향하는 길, 사람들의 발걸음도 잦아졌다. 건강을 누리고 싶어서 찾는다. 경치좋은 금수산 자락에 자리잡은 터에, 앞산을 넘으면 청풍호가 그림처럼 펼쳐져 있는 곳이다. 말 그대로 청정지역이다.

산야초 체험관.
산야초 체험관.

사람들은 이 마을에 와서 약초를 원료로 샴푸, 화장품, 천연염색 만드는 체험을 하고 내 몸에 맞는 차를 만들어 마시며 이 산속에서 숙박을 하면서 약초로 만든 갖가지 음식을 즐기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연간 3만명이 찾는 전통 농촌테마마을이다.

제천시(제천역)에서 남쪽으로 82번 지방도를 타고 금성면을 지나 청풍대교를 건너기 직전, 좌회전해서 능강계곡 방면으로 향했다. 제천의 벗인 제천시청 관광과 심상일 주사와 함께였다. 청풍호의 아름다운 경치를 만끽하면서 10여분 달려 고개를 넘어서면서 나비모양의 육교가 나타난 곳, 그곳이 산야초마을이었다. 제천시 수산면 하천리다.

이 산야초마을은 한 도시민이 귀농해 일궜다. ‘약초생활건강’의 김태권 대표가 17년 전 서울에서 내려와 터를 잡았다. 자신이 오랜기간 터를 잡아 넓혀오면서 약초생활건강을 운영하고 길 건너편에는 자신의 땅을 무상제공해 주민들과 함께 별도 법인으로 약초사업, 숙박, 식당 등을 운영한다. 여기서 김 대표를 만나 산야초마을에 대해 설명들으며 이것 저것 둘러보며 즐겼다.

‘힐링’을 키워드로 찾아다니는 필자로서는 산야초를 ‘먹고 입고 바른다’는 말에 매료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 마을이 ‘먹고 입고 바르는’ 제품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약재로 시작해 약재로 끝내는 건강촌을 지향하고 있었다. 말로만이 아니었다.

이 산야초마을은 우리에게 ‘무엇을 어떻게 먹고 입게하며 바르게 해줄까’가 궁금했다. 이곳에서는 한약재로 만든 샴푸, 비누, 화장품 등 생활용품과 차, 음식 그리고 한약재로 뽑은 천연염색으로 옷, 스카프, 넥타이, 베개 등 다양한 의류상품을 만든다. 최근에는 아토피 개선 기능성 차(茶)도 새로 만들었다.

도시민들은 이곳에 와서 실제 만드는 체험을 하면서 힐링을 만끽하고 있었다. 피부 트러블이 심하거나 잘못된 식생활로 고생하는 사람, 환경공해로 심신의 고통을 받는 사람들이 이러한 체험을 즐기기에 딱 좋은 곳이었다. 더군다나 체험을 통해 얻는 결과물(생산물)이 모두 일상에서 유용하게 쓰는 물품들이기에 더욱 더 현실적이기도 했다.

한약재 샴푸의 탄생 과정을 엿봤다. 이 산야초마을의 샴푸는 다른 곳과 확연히 달랐는데 일반적으로 한약재 가루를 재료로 쓰는데 반해 이 마을은 압출기로 성분을 추출해 원재료로 쓴다. 그래야 약효성분이 피부로 스며들어 제대로 효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한약재 샴푸는 120가지 약초를 놓고 쥐실험을 통해 최적의 효과를 내는 약초만 14개로 압축했다. 그 약초들을 압축기로 추출한다. 그것이 제품의 원료가 된다. 제천의 세명대학교 한의학연구소에서 개발 지원을 했다.

성분함유도 10%대로 듬뿍 넣어서 만들고 있다. 비즈니스 관점에서 보면 누가 봐도 밑지는 장사였다. 그런데 금전적으로는 덕이 안되지만 일단 한약재로 제대로 된 ‘명품’을 한번 꼭 만들어보겠다는 게 이 마을의 목표였다. 한약재도 제 1순위 제천산을 쓴다. 제천서 나지않는 약재는 타지방산으로 하되 철저하게 국산으로 한정했다. 국산이 없는 계피 같은 것만 수입한다. 제일 역점을 두는 부분이 국산한약재 여부 검증 시스템이다.

이렇게 탄생한 샴푸는 싱가포르와 일본으로 수출도 활발히 하고 있다. 또 스카프의 경우 박근혜 대통령이 사용할 제품으로도 많이 올라갔을 만큼 알음알음 알려지고 있다. 실크에 한약재에서 뽑은 천연염색으로 입힌 제품이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3기, 4기 말기암 등 극한 상황에 처한 환자들이 마지막 지푸라기도 잡을 심정으로 오는 사람만도 1년에 서너명이 꼭 있다고 했다. 한약재 음식과 차를 즐기다 간다고 했다. 또 제천의 한 할머니는 피부과에서 낫지않는 고질병 때문에 이 한약재 비누를 써보고 효과를 봤다며 1년에 두 번씩 박스 채로 주문해 간다고 했다. 먹을거리에 조미료 안쓰는데에는 3년이 걸렸다.

두루 둘러보느라 늦점심을 하게 됐다. 산야초로 듬뿍 차린 야채와 삼겹살로 야외에서 주말의 오후를 즐겼다. 때마침 이곳에 여행 와서 머물고 있던 KBS 교양국 조규진 프로듀서를 만나 함께 식사를 했다. ‘6시 내고향’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PD다. 필자 보다는 언론사의 선배였다. 필자의 여행에 많은 관심을 가져줬다. 남자 넷이 함께 둘러앉아 삼겹살 점심을 하면서 산야초와 여행을 주제로 많은 대화를 나눴다. 시간 가는 줄도 모르게, 이야기는 계속되면서 우리를 산 속 한 켠에 남자 넷만의 공간 속에 가두어 버렸다. 시계를 보니 오후 5시다. 서울로 가야 할 시간이었다.

약초로 나에게 맞는 연고를 만들어 쓰고 나에게 맞는 화장품을 만들며 내 입맛에 맞는 한방차와 음식을 만들고 나만의 색깔로 염색을 해 스카프를 만들어 보는 여행, 나만의 맞춤 힐링여행이 된다.

산야초마을에서의 이 낯선 체험은 도시의 찌든 때를 벗겨주는 이색경험, 추억이 되기에 충분했다. ‘힐링의 본고장’에서. ………………………………

■ 주요 생산 제품 : 약초생활건강에서 만든 제품의 브랜드명은 ‘한초로美’다. 한국의 약초로 만든 제품이란 뜻이다. 아직까지는 홍보를 제대로 안해 외부에 크게 알려지진 않았다. 홍보 모델에 쓸 돈이면 일단 제품 질부터 높여놓겠다는게 김 대표의 욕심이다.

산야초를 이용해 만든 각종 의류제품.
산야초를 이용해 만든 각종 의류제품.

천연염색(스카프, 넥타이), 한초로미 한방샴푸, 한초로미 순기초화장품, 한초로미 헤어케어세트, 한초로미 한방비누, 한방페이셜크린져,한방바디크린져, 단잠약초베개, 향기주머니, 천연염색 침구류, 약초차, 한방화장품(스킨, 로션, 에센스, 크림), 국산약초 60종을 만든다.

■ 산야초 먹을거리 : 산야초 백반, 솔잎수육, 산야초정식, 삼겹살 숯불구이, 한방백숙, 두루치기, 한방수육

■ 전통체험 및 농사체험 : 인절미 떡메치기, 약초차, 약초떡 만들기, 유기농쌈채 채취, 더덕 및 황기 약초 캐기, 감자 캐기, 옥수수 따기, 고구마 캐기

■ 주요 시설 : 숙박동, 강당(40평, 단체 회의실, 빔프로젝트 설치), 족구장, 천연염색 및 약초 전시 판매장, 천연염색 체험장

■ 주변 관광지 : 산야초마을은 청풍호와 인접해 있어 청풍호를 배경으로 한 청풍문화재단지, 청풍호 벚꽃길, 청풍리조트, 옥순봉, 금수산, 정방사, 박달재, 리솜 포레스트, 박달재 자연휴양림, 의림지, 월악산 등 수많은 관광지가 가까이에 있어 연계해서 함께 즐기면 좋다.

글ㆍ사진=남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