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올들어 국내 증시에서 경기민감업종의 대형주가 유독 소외됐다. 엔화 약세 우려에 외국인 매도세가 겹치면서 수급이 따라주지 못한 탓이다. 뱅가드 펀드의 벤치마크 변경으로 쏟아진 물량도 시장이 받아내질 못했다. 하지만 분위기는 달라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6일 대형주라는 이유로 소외됐던, 실적 대비 낙폭이 과대한 대형주 타이밍이 설설 돌아오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 이날 코스피는 장중 1980선을 회복했다.

노종원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대형주는 연초 이후 국고채 투자보다도 못한 성과를 거뒀다”면서 “특히 삼성전자는 1분기에 전년동기대비 영업이익이 50% 이상 늘고, 2분기 성장이 예상되는데도 주가는 거의 오르지 못했다”고 말했다.

특히 삼성전자를 비롯한 ‘전자ㆍ자동차ㆍ화학ㆍ정유’ 등 경기민감업종에 대한 외면은 조만간 시선이 달라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1분기에 이들 업종의 대형주 상당수가 시장 컨센서스를 뛰어넘는 잠정치를 발표했다.

LG디스플레이, SK하이닉스 등 IT 종목의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넘었고 LG생활건강, LG화학 역시 시장 기대치를 2~3%대 상회하는 실적을 내놨다.

수급 개선이 일어난다면 반등을 기대해볼만 하다는 것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하로 인한 유동성 확대도 낙폭과대 대형주에는 호재다.

이재만 동양증권 연구원은 “유럽의 금리인하가 경기모멘텀을 개선하면, 중국의 수출이 늘고 다시 중국 경기가 나아지는 연결구조를 가져올 수 있다”면서 “국내 증시에서 저평가 업종으로 구분됐고 중국 경기에 영향받는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정유, 화학, 항공이 관심있게 봐야 할 업종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억울한 대형주’가 반등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는 또 있다. 뱅가드 펀드의 한국 주식 매도가 상당수 진행되면서, 향후 청산 물량에 대한 우려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업계는 시가총액 상위인 삼성전자, 현대차 등 5개 종목에만 1000억원 이상의 뱅가드 잔여물량이 남아 있어, 대부분 종목의 매물 출회 압력은 미약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주가도 소폭 반등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모처럼 150만원선에 오른 후 4거래일째 상승세고, 현대차와 기아차도 각각 20만원선과 5만원선을 뛰어넘으며 상승 탄력을 기대하고 있다.

남은 단기 변수는 일단 오는 9일로 다가온 옵션만기와 5월 기준금리다. 일단 프로그램에서 대규모 매도세가 나타나면 KOSPI200에 포함된 시총 상위 종목에는 부정적이다.

심상범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현재 매수차익 잔고는 외국인을 중심으로 3조원 가량 남아있어 무시할 수 없지만, 일단 외국인의 합성선물 순매수 누적을 감안하면 이번 만기에 물량이 쏟아져나올 가능성이 낮다”면서 “다만 현물 거래대금이 줄어 프로그램 순매도 규모가 작아도 지수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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