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과 중국 간 비즈니스에 주요한 관심 키워드는 ‘지진, 전쟁, 전염병’이었다. 청두에서 발생한 지진과 중국 일부지역의 조류독감유행은 한국기업 뿐만 아니라 현지인들조차 문제 발생지역 방문자체를 꺼리게 했다. 한반도의 전쟁발발 가능성 운운은 정작 현지에 사는 한국인들의 반응과는 별개로 많은 중국바이어들의 방한을 주저하게 만들었다.
그 와중에서도 지진발생지역인 사천성 청두시와 조류독감 감염자가 발생했던 후난성 창사시에서 중국기업들과 비즈니스 상담을 진행한 한국 중소기업들이 있었다. 강원도 원주소재 11개 중소기업에서 ‘중국경제의 현재’라고 할 수 있는 베이징, 상하이 등의 대표도시가 아닌 ‘중국 내륙경제 활성화“의 견인차를 하게 될 사천성과 후난성 소재 바이어들과의 비즈니스 만남을 진행했다.
이번 무역사절단이 방문한 중국의 사천성 청두시는 중국 서부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라면, 중국 후난성의 창사시는 중국 내륙시장개발의 중심지역이다. 웬만한 국가인구보다 많은 7000만 명이상이 거주하는 중국 후난성, 특히 후난성 중심도시인 창사시의 경우, 1인당 GDP가 1만4000 달러(2013년 창사시 통계청발표)에 달하는 대표적인 중국 내륙소비시장임에는 틀림없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경제잠재력이 높은 시장에 한국기업은 고작 30여 개정도 진출해 있으며, 한국교민은 유학생을 포함해도 200여 명에 불과한 ‘중국 속의 미개척시장’이다.
중국 후난성, 특히 성도인 창사시를 조금 더 소개한다면 중국뿐만 아니라 글로벌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중국 최대 중장비제조업체인 산이(三一, Sanyi)중공업, 종리엔종커(中聯重科, Zoomlion) 등과 함께 2012년 중국 최대 지역방송사이자 시청률 1위 위성채널인 후난위성TV가 소재하고 있다. 특히 후난위성TV는 작년 말 국내에서 많은 인기가 있었던 ‘나는 가수다’ 방송 프로그램의 판권을 MBC로부터 구매, 중국판 ‘나는 가수다’를 제작, 방영한 곳으로 유명하다. 새로운 시도이기에 한국과 중국 모두에게 관심이 지대했고, 현지 전문 리서치기관 조사에 따르면 중국 도시 시청률 2.57%, 전국시청률 1.1%로 동시간대 전국 시청률 1위를 기록하였다.
일부 현지 매체들의 완성도 일부 보완필요 등의 평가에도 불구, 영화나 드라마가 아닌 오락프로그램 저작권에 대한 공식적인 라이선스 구매를 통한 공동제작 시현은 향후 콘텐츠관련 중소기업들의 해외진출을 위한 중요한 첫걸음을 내딛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아직 저작권 보호 등에 있어서 정착이 덜 된 시장으로 인식되는 중국에서 성공적인 비즈니스모델을 개발했고, 특히 한국기업들에게는 아직도 많이 낯설고 생소한 중국 후난성의 한 방송사를 통해 이루어졌다는 자체만으로도 시사하는 바는 매우 크다.
이렇듯 커다란 잠재시장을 갖추고 있는 후난성 시장진출을 위해 우리기업에게 필요한 것은 한국기업인들의 중국 후난성 시장에 대한 비즈니스 기회 확보와 시장진출을 확신할 때까지의 양국 잠재 파트너기업에 대한 신뢰확대라고 할 수 있다.
지난주 남들이 꺼리는 시기에 주변인들의 만류를 무릅쓰고 동 행사참여를 강행했다는 완구업체 여성 직원이 한 분 있었다. 귀국하는 공항에서 현지 잠재시장의 발전가능성을 절실히 느꼈기에 결과적으로 정말 잘 다녀간다는 감회를 밝혔다. 한국기업과의 만남이 낯설고 생소한 중국 후난성 소재 바이어들과의 첫 만남을 위해 중국방문을 강행하고 최선을 다해 상담 및 현지시장조사를 진행했다는 사실은 비즈니스를 넘어 국가대표 중소기업의 역할을 다한 것이라 생각된다.
또한 향후 후발기업들의 중국 후난성 시장개척의 발판이 되는 상호 신뢰제고에 크게 일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나는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중소기업이다’라는 또 다른 시청률 1위의 프로그램 포맷을 들고, 남들보다 앞서 당당한 한국기업의 모습으로 강한 인상을 심어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이영기 코트라 창사무역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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