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물가 최고치…국채금리 급등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 우려 고조
과도한 엔저가 오히려 일본경제에 ‘독배’가 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엔저로 수입물가와 일본 국채 금리가 급등하고 있어 아베노믹스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작년 말부터 진행된 가파른 엔화약세 여파로 일본의 수입물가는 4년8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수입물가 급등으로 무역적자 확대는 물론, 성장은 부진하면서 물가만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의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면서 일본 국채 5년물 금리도 1년10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급등, 한때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던 일본 국채가 위험자산으로 전락하고 있다.
20일 일본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 일본의 수입물가지수(엔화 기준)는 123.8로, 지난 2008년 9월(137.1)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 수입물가는 작년 5∼12월 110선 아래를 맴돌면서 안정을 유지했다. 그러나 엔저가 본격화된 올해 1월 115.5, 2월 120.4, 3월 122.2 등 매달 상승 일로를 치닫고 있다.
특히 2011년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 이후 원전 가동이 중단되면서 발전용 수요가 급증한 액화천연가스(LNG) 등 화석연료 수입가격이 크게 올라 전반적인 수입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수입물가가 급등하면서 일본 1분기 무역적자는 2조7789억엔으로 전 분기보다 28.7%, 전년 동기보다는 79.7% 늘어났다.
이처럼 엔저로 수입 물가가 계속 올라가면 경기 활성화에 따른 인플레이션 대신 부정적인 ‘비용인상(cost-push) 인플레이션’이 발생, 스태그플레이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의 유명 경제칼럼니스트 윌리엄 페섹은 “엔저와 에너지 수요 증가가 결합해 그릇된 종류의 인플레이션을 일으킬 수 있다”며 “디플레이션을 스태그플레이션으로 대체하는 것은 누가 봐도 진전이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도 최근 현 수준의 엔저가 지속되면 연료비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전의 약 2.3배인 최대 9조엔까지 팽창할 수 있다며 수입물가 상승으로 인한 부작용을 우려했다.
엔저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로 국채 가격도 연일 급락(국채금리 급등)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아마리 아키라(甘利明) 일본 경제재정상은 19일 회견에서 “장기 금리(채권 수익률을 의미)가 오르는 것을 막으려면 국채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엔 가치가 과다하게 뛰거나 떨어지는 것 모두가 경제에 좋지 않은 것”이라고 밝혀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은행이 21일 시작되는 통화정책회의에서 채권 수익률 상승에 따른 시장 충격을 논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천예선 기자/
test100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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