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재현 기자]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윤대진)가 지난 21일 탈세 및 총수 일가의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해 CJ그룹을 압수수색한 것은 박근혜 정부가 지향하는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한 신호탄이라는 분석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후보자 신분이던 지난해부터 지하경제를 양성화해 세수를 확보하고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운 바 있다. 채동욱 검찰총장 역시 지난 4월 인사청문회에서 서면답변을 통해 “대기업 일가와 사회지도층의 탈세에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엄단해야 한다”며 “최근 해외 비자금 조성과 재산 해외도피 사범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에 유관기관과 유기적 정보공유 및 협조체제를 구축해 총력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정부는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해 28조5000억원의 세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4월 22일 국회는 국세청이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 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법 개정안(일명 FIU법)’을 의결하는 등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한 법안을 마련했으다. 아울러 경찰ㆍ검찰 등 수사기관 역시 역외탈세와 해외 은닉 재산 및 비자금을 캐기 위한 주요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검찰의 이번 수사 역시 FIU에서 지난해 2월께 검찰에 통보한 출처불명의 자금 70억원이 발단이 됐다. 검찰은 CJ그룹측이 해외 현지 법인들을 통해 많게는 수천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단서를 잡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의 이번 수사가 다른 기업들로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FIU는 지난해 CJ 말고도 3개 기업에 대한 금융거래 정보를 검찰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검찰이 이들 기업의 동태를 면밀히 지켜봤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탈세 부분 역시 수사기관들의 주요 수사대상 중 하나다. 이번에 압수수색된 CJ 역시 탈세혐의를 받고 있는 상태다. 검찰은 또 지난 2월 서울시와 함께 악의적인 체납처분면탈사범을 적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며 경찰도 세무비리와 관련해 서울국세청을 압수수색 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수사는 국내외 사행성 자금으로 확대될 조짐이다. 한 고위 금융권 관계자는 “검찰의 지하경제 양성화 계획과 관련, 다음 수사대상은 국내외 사행성 자금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돈 세탁 용도로 활용되는 도박자금에 대한 일제 수사를 예견했다. 그는 “10여년간 신용카드 사용금액의 일정액에 대해 소득공제 혜택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고소득 전문직 및 자영업자에 대한 세원정보를 축적해 온 만큼, 사실상 자금출처가 드러나지 않은 지하경제를 찾기란 쉽지 않다. 남은 것이 있다면 기업의 비자금과 해외 은닉재산, 도박자금”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고려대학교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받은 ‘제2차 불법도박 실태조사’ 에 따르면 2012년 불법도박자금의 규모는 75조1474억원으로 추산된다.

검찰의 이러한 ‘지하경제 양성화’ 관련 수사는 정권의 핵심 공약중 하나이자 재정 마련의 수단인 만큼 당분간 중단없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역대 정부에서 통과의례 처럼 해오던 정권 초 재벌 손보기 수준의 수사가 아닐 것이다. 정권 차원의 기획수사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