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엽(기업인/교수/팬택대표이사부회장/금호타이어사외이사/고려대학교겸임교수)
지난 3월 28일 팬택 김포공장에서 열렸던 주주총회 현장에서 주주들은 박병엽 부회장의 마지막 한 마디에 그제서야 고개를 끄덕였다. 보통주 4주를 1주로 병합하는 무상감자가 실시되면 주식수 감소로 주주들은 당장 손해를 보게 되고, 재무상태가 막다른 골목까지 이른 팬택을 위해서는 투자 유치가 시급한 상황이었다. 이날 주총은 팬택이 마지막 기회를 달라고 주주들에게 ‘읍소’하는 자리였다.
박병엽(기업인/교수/팬택대표이사부회장/금호타이어사외이사/고려대학교겸임교수) 지난 3월 28일 팬택 김포공장에서 열렸던 주주총회 현장에서 주주들은 박병엽 부회장의 마지막 한 마디에 그제서야 고개를 끄덕였다. 보통주 4주를 1주로 병합하는 무상감자가 실시되면 주식수 감소로 주주들은 당장 손해를 보게 되고, 재무상태가 막다른 골목까지 이른 팬택을 위해서는 투자 유치가 시급한 상황이었다. 이날 주총은 팬택이 마지막 기회를 달라고 주주들에게 ‘읍소’하는 자리였다.

[헤럴드경제= 정태일 기자] “의장! 우리는 나눠준 사업보고서나 다시 읽어달라고 이 자리에 온 것이 아닙니다. 주주들이 하나 같이 원하는 것은 의장의 입으로 직접 얘기해주는 것입니다. 지금 팬택에 투자하겠다는 곳이 있습니까?”

“현재는 없습니다…하지만 제가 목숨을 걸고 올해 1000억~2000억원 투자를 꼭 받아내도록 하겠습니다. 이게 주주 여러분들에게 드릴 수 있는 제 솔직한 답변입니다”

지난 3월 28일 팬택 김포 공장에서 열렸던 주주총회 현장에서 주주들은 박병엽 부회장의 마지막 한마디에 그제서야 고개를 끄덕였다. 보통주 4주를 1주로 병합하는 무상감자가 실시되면 주식수 감소로 주주들은 당장 손해를 보게 되고, 재무상태가 막다른 골목까지 이른 팬택을 위해서는 투자 유치가 시급한 상황이었다. 이날 주총은 팬택이 마지막 기회를 달라고 주주들에게 ‘읍소’하는 자리였고 주주들은 박 부회장의 간절하고도 결의에 찬 약속에 ‘스티브 잡스’에까지 비유하며 재기를 당부했다.

이로부터 딱 두 달 만에 박 부회장은 첫 대답을 내놨다. 팬택은 지난 22일 530억원 규모의 지분투자를 유치했다는 공시를 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주목받은 것은 투자자가 다름 아닌 삼성전자라는 점이다.

팬택은 “삼성이 정보통신기술(ICT) 진흥을 위한 상생과 공존을 위한 틀로 본 것 같다”는 박 부회장 공식 멘트를 발표했지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팬택의 엄연한 경쟁사다. 지난해 팬택이 삼성전자 부품을 1800억원어치 구입하기도 했지만 이 부품을 조립해 만든 최종 제품은 다시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맞붙어야 하는 구도다.

삼성전자는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60% 이상, 글로벌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1위 기업이다. 지난해 기준 내수 비중이 57%에 달해 해외 물량 확보가 시급한 팬택 입장에서 전 세계 곳곳에 촉수를 꽂고 있는 삼성전자는 팬택에 가장 높은 벽인 셈이다.

그럼에도 박 부회장은 삼성전자에 먼저 자금 투자를 요청했다. 지난해 부채비율 2400%에 달하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에서 각각 1052억원과 1882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한 재무구조 앞에 마지막 자존심까지 버리며 경쟁사에 손을 벌린 것이다. 주주들 앞에서 ‘투자자가 없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던 현실이 더욱 이를 악물게 했다.

박 부회장은 삼성전자로부터 받은 투자금을 ‘베가’ 브랜드 마케팅에 투입할 계획이다. 아무리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마케팅 파워게임에서 뒤지다보니 실적이 악화됐다는 것이 팬택 판단이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가 팬택의 3대 주주가 되면서 지난해 4분기 보류됐던 2곳의 투자자와도 논의를 재개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고 업계는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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