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아미 기자] 일본엔 기모노, 중국엔 치파오, 베트남엔 아오자이….
아시아를 여행하다보면 자국의 전통의상을 스트리트 패션으로 입는 광경을 종종 목격하게 된다. 공항에서도 의류매장에서도 카페, 혹은 레스토랑에서도 기모노, 치파오, 아오자이는 남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구경거리’가 아니다.
만약 우리가 한복을 입고 홍대에 등장한다면? 일단 부하면서 바스락거리는 패티코트 속옷에 긴 치맛자락이 거추장스러울 뿐만 아니라, 지나가는 사람들의 흘끔거림에 결국 스스로 위축돼 버리고 만다.
한복이 사극에나 등장하는 전시용 의상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얼마든지 입을 수 있는 스트리트 패션이라고 당당하게 외치는 이들이 한자리에 뭉쳤다. 이른바 ‘장롱한복의 반란’을 꿈꾸는 사람들이다.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조선희)은 오늘부터 22일까지 시민청 시민플라자에서 ‘한복의 특별한 변신전’을 연다. 이 전시는 서울문화재단이 추진하는 한복입기 캠페인 ‘장롱한복변신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난해 3월 시민들이 원하는 문화예술사업을 펼치기 위한 일환으로 마련한 ‘소소한 상상’ 공모를 통해 선정된 사업이다.
장롱한복 변신 프로젝트는 21살 대학생 나혜린씨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프로젝트의 결과물은 지난해 4월과 8월 동대문디자인플라자와 시민청에서 이미 두 차례 선보인 바 있다. 나 씨는 “우리 옷 한복이 비싸고 불편하다는 이유로 일상에서는 물론 명절에도 입지 않는다”며 취지를 밝힌 바 있다.
이번 ‘한복의 특별한 변신’전에는 지난해 공모에서 선정된 시민 6명의 사연이 담긴 리폼한복 6점과, 일상에서도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젊은 한복디자이너들의 생활한복 6점이 선보인다.
전시에 참여한 시민들의 리폼 한복에는 한복의 ‘스트리트패션화’에 대한 아이디어가 번뜩인다.
31세 오현영씨는 버려질 뻔 했던 이모의 오래된 한복을 리폼했다. 치마의 꽃문양은 되살리고 저고리만 새로 제작해 깃과 고름을 짧게 바꿨다. 올해 3월 결혼과 동시에 영국으로 떠나는 오씨는 산뜻하고 독특한 한복을 외국 친구들에게 자랑할 계획이다.
여성 뿐만 아니라 남성들의 참여도 눈길을 끈다.
10년전 결혼식때 아내가 입었던 한복을 리폼해 9살 딸아이에게 선물하고 싶다는 사연으로 참여한 43세 이용씨, 할머니가 즐겨 입던 한복을 무대의상으로 개량한 국안인 윤대만 씨의 리폼한복 등이 디자이너 못지 않게 수준급이다.
전문가 그룹에는 한복 디자이너 최선희, 황이슬 씨가 참여했다. 특히 최선희 씨는 물빨래가 가능한 소재로 일상 한복을 만드는 디자이너다. ‘나는 한복입고 홍대간다’의 저자이면서 생활한복 브랜드 ‘리슬’을 운영하고 있다.
전시 기간 중에는 시민들을 위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한복을 직접 입어 보거나, 자투리 한복 천으로 싸개단추, 브로치, 머리핀 등 소품을 만들어 볼 수 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관람 가능하며 14~16일은 휴관, 설 연휴는 정상 운영한다. (02-3290-70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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