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12일 자정 싸이의 ‘젠틀맨’이 베일을 벗었다.
팝시장에 광풍을 일으키며 뜬금포를 던졌던 싸이가 어떤 노래를 들고 나왔는지는 세계적 관심사다.
이번에도 싸이는 특유의 위트를 잊지 않았고 역시나 ‘춤을 위한 노래’를 선택했다.
‘젠틀맨’은 이미 4~5년 전부터 유행했던 일렉트로닉 하우스 뮤직이다.
또 반복되는 후크와 입에 착착 붙는 라임, 누구든 클러버로 변신할 수 만큼 단순하고 흥겨운 멜로디로 중독성을 가졌다.
여기에는 싸이가 꺼내든 몇 가지 노림수가 있다.
가장 큰 특징은 언어유희다. 싸이는 ‘젠틀맨’에서 특정 의미를 암시하기 위한 동음이의어를 사용했다.
▶어려운 발음은 무조건 빼=‘젠틀맨’에서 가장 반복되는 후크는 ‘알랑가몰라’라는 부분이다. 이는 외국인도 발음하기 쉬운 유음(ㄴ,ㄹ,ㅁ,ㅇ)과 모음 ‘ㅏ’를 최대한 활용해 리듬을 만들었다. ‘강남스타일’이 우리말과 영어의 합성어로 발음에 편의를 줬다면 ‘젠틀맨’은 우리말 가사를 놓치 않으면서도 외국인의 언어구조를 적극 이용했다.
▶박근혜 대통령 등장?= 맨 앞 소절의 ‘화끈해’라는 가사가 ‘박근혜’로 들린다는 이유 때문이다.
노래의 도입부는 ‘알랑가몰라 왜 화끈해야하는지’라고 시작한다. 이는 누가 들어도 “알랑가몰라 왜 박근혜여야 하는지”로 들린다. 한 트위터리안은 이 때문에 ‘젠틀맨’이 금지곡이 될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저급한 영어욕? 알고보면=‘젠틀맨’의 포스터엔 ‘아이엠 어 마더 퍼X, 젠틀맨(I am a Mother Faxxxx Gentleman)’이라고 써 있다. 노래에도 비슷한 발음이 이어진다. 영어 비속어인 ‘마더 퍼커’(mother fucker)를 연상시키지만, 사실 ‘마더 파더 젠틀맨(Mother, Father, Gentleman)이다. 그냥 밑도끝도 없는 말장난일 뿐이다.
‘마더 퍼커’는 해외 힙합 뮤지션들의 음악에서 들을 수 있던 과격한 속어. 하지만 싸이는 패러디해 교묘한 카타르시스와 실소를 유발하는 전략을 썼다.
이를 두고 미국 음악 전문 사이트 팝더스트는 “이 가사가 무엇이든 우리의 마음이 흔들리고 있다. 모든 어머니 아버지에게 외치자”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동정녀 ‘마리아’도 나와?= ‘말이야’라는 가사도 눈에 띈다. 싸이는 ‘이 사람으로 말씀 드리자면 말이야’라는 가사 말로 ‘말이야’를 넣어 특유의 직설적인 말투와 라임을 동시에 살렸다. 흔한 영어식 여자이름 ‘마리아’와 같은 발음으로 누구나 거부감 없이 따라할 수 있다.
싸이의 소속사 YG에 따르면 ‘젠틀맨’은 허세에 가득 찬, 신사답지 못한 남자가 자신을 ‘젠틀맨’으로 착각하고 읊는 자조적 가사가 특징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를 두고 국내 네티즌들은 ‘가사는 한국말인데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실제로 ‘젠틀맨’의 가사는 글로벌 음악 시장을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우리말의 미학이나 예술성 따위는 애초에 고려하지 않은듯 하다.
결국 ‘젠틀맨’은 ‘가수 싸이’의 음악적 성장보다 ‘스타 싸이’의 ‘강남스타일’ 재현을 위한 노래에 가까워 보인다.
분명한 건 국제가수 싸이를 각인시키는 데는 더할 나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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