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동물인 인간에게 있어 명예는 때론 생명보다 중요하게 여겨지기도 한다. 때문에 과거 그리스 시대에도 비방이나 욕설을 하면 처벌을 함으로써 사회적인 명예를 중요시 여겼었다. 연예인이란 직업은 대중의 관심을 필수로 하기 때문에 대중의 호감을 잃지 않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하지만, 대중은 부정적인 정보에 더 민감하다. 긍정적인 정보보다 부정적인 정보가 사람들에게는 더 솔깃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화려한 결혼식을 올린 연예인 부부가 행복하게 산다는 소식보다 불화를 겪다가 이혼했다는 기사가 더 대중의 관심을 끄는 것이다.

최근 들어 많은 연예인들의 이혼 소식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고 있다. 안타깝지만 연예인의 이혼 소식은 대중들에겐 무료한 일상에 찾아온 ‘장난감’일 뿐이다.

이혼 과정 보도의 조각들을 모아 상상하고, 욕하고, 낙인찍으며 자신이 가졌던 또는 기존에 입혀진 이미지를 분해하며 즐긴다. 때문에 피치 못할 사정으로 결혼 생활을 정리하고 이혼을 하는 연예인에게 이혼은 가정적으로 중요한 일일 뿐만 아니라 잘 겪어내고 마무리해야만 하는 직업적 특성도 갖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예전과는 다른 변호사의 역할이 생겨나고 있다. 연예인 같이 대중의 관심을 받는 의뢰인의 경우 이제는 언론과 대중을 상대하는 일이 변호사 업무에 추가되었다. 예를 들면, 류시원 씨의 이혼소송에서 부인 조 씨가 류 씨의 통화기록과 카드 사용내역 조회를 신청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대중은 류 씨가 바람을 폈구나! 라고 생각했다. 통화기록과 카드 사용내역 조회는 부정행위로 인한 일반 이혼사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자 류 씨는 아이와 가정을 지키겠다며 직접 기자회견을 통해 밝힘으로써 물러서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잠시 잠잠하던 이들의 이혼 소식은 지난 1일 류 씨가 협박죄로 경찰 조사를 받으며 또다시 언론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류 씨의 발언과 조 씨의 차에 위치추적 장치를 설치했었던 사실이 알려지며 여론은 다시 술렁이고 있다. 류시원 씨의 협박 발언이 평소 그가 갖고 있던 신사적이고 온화한 이미지와는 판이하게 달라 대중은 당황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사건의 진행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이 사건이 진행되는 동안 조 씨는 무슨 이유에선지 언론과 인터뷰했던 변호사를 해임했고, 류시원 씨 측은 기자회견 또는 보도자료를 통해 여론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양측이 언론을 대하는 방식은 다르지만, 직업 특성상 언론에 어떻게 보도되는가는 중요하기 때문이다. 여론이 직접적으로 재판에 영향을 끼치지는 못한다 할지라도 언론을 통해 나오는 사실 관계나 주장들은 때론 재판에서 간접적인 증거가 되기도 한다.

때문에 연예인이 소송 과정에서 언론을 통해 주장하거나 발표되는 내용과 공개 범위, 공개 시점과 발표 방법은 모두 변호사가 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다. 연예인은 재판에 이기는 것은 물론 재판이 끝난 후에도 다시 대중 앞에 서야 하기 때문에 의뢰인의 이미지를 지키고 위기를 관리하는 것 또한 변호사가 해야 할 업무가 돼 가고 있다. 이제 의뢰인의 상황에 따른 변호사의 위기관리 능력이 중요한 시대가 됐다.


wp@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