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태형기자]상장기업 3곳 중 1곳이 주주총회에서 한국예탁원을 통한 의결권행사(섀도보팅)을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질 주주들이 배제되고 있어 ‘경제민주화’에 역행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2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012년 12월 결산 정기주총에서 섀도보팅를 요청한 상장법인은 총 591개사로 전체 12월 결산 상장법인 1663개사 중 35.5%를 차지했다.
섀도보팅(Shadow voting)은 주권발행회사의 요청에 따라 한국예탁결제원이 해당 발행회사의 주주총회에 참석해 참석 주주들이 행사한 의결권의 찬성ㆍ반대 비율대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제도를 말한다.
시장별로는 유가증권시장에서 699개사 중 213개사(30.5%), 코스닥시장에서는 964개사 중 378개사(39.2%)가 섀도보팅을 요청했다.
섀도보팅 신청 상장사는 2011년 231개사에서 2012년 213개사로 7.8% 감소했다.
의안별 요청건수를 보면 총 1758건으로 그 중 유가증권시장 요청건은 541건(30.8%), 코스닥시장 요청건은 1217건(69.2%)으로 집계됐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감사 선임 의안에 대한 섀도보팅 요청이 197건(36.4%)으로 비율이 가장 많았고, 코스닥시장에서는 임원 보수 한도(23.7%), 감사(감사위원) 선임(23.4%), 이사 선임(21.7%) 순으로 요청 비율이 높았다.
이밖에도 최근 3개년도 12월 결산 상장법인의 정기주주총회 의안 중 정관 변경(14.6%), 재무제표 등 승인(13.9%) 의안도 지속적인 섀도보팅 요청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주식 보유 주체가 다양해지면서 실질주주들의 참석 없이는 주주총회의 의결정족수 성립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 섀도보팅이 이뤄진다”며 “감사 선임 등의 의안을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한 목적으로 회사측이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상장기업은 주주총회를 앞두고 실질주주에게 주주총회 소집 통지나 공고할 때 의결권 행사 안내문을 함께 통지하거나 공고한 뒤 예탁결제원에 의결권행사를 요청할 수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소액주주를 주주총회에서 배제하기 위한 방편으로 악용하고 있어 경제민주화에 역행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소액주주들의 반대를 예상하는 대주주가 자신의 의사대로 감사 선임이나 임원 보수 등을 결정하기 위해 주총의 정족수를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전자투표제도가 아직 보편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주주들의 의결권 행사가 과도기적인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전자투표제도는 2010년 5월 도입된 이후 지금까지 예탁결제원과 전자투표 계약을 체결한 회사는 45곳으로, 이 중 36곳은 페이퍼컴퍼니인 선박투자회사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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