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민상식기자]“오늘은 31데이예요. 아이스크림 먹는 날이죠.”
삼일절인 지난 1일 아이스크림 프랜차이즈 B업체의 한 매장를 찾은 17세 여고생은 이같이 말했다.
특정 날짜에 숫자브랜드를 활용한 ‘데이(Day) 마케팅’이 붐인 가운데 대한민국 역사기념일이 잊혀지는 경우가 빈번하다.
현재 삼일절을 ‘31데이(베라데이)’라고 부르고 있는 10, 20대가 상당수다.
B업체가 2008년부터 자사의 브랜드를 상징하는 숫자 ‘31’을 활용해 매달 31일과 매년 3월 1일에 ‘31데이’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3월1일 이 업체 매장에서는 패밀리 사이즈 가격(1만6900원)으로 하프갤런 사이즈(2만600원) 아이스크림을 구매할 수 있다.
이에 일부 10, 20대들은 삼일절을 아이스크림 먹는 날로 부르고 있다. 실제 1일 당시 인터넷 게시판 등에는 ‘오늘은 베라데이다. 아이스크림 먹으러 가자’는 글과 댓글이 수백건 이상 게재됐다.
서울 소재 K대학교 신입생인 김모(20) 씨는 “아이스크림 업체가 삼일절에 사이즈 업그레이드 행사를 진행하면서부터 또래 친구들이 삼일절을 31데이나 베라데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다음달에도 데이마케팅에 우리 역사기념일이 잊혀질 위기에 처해있다. 다음달 14일은 솔로들이 모여 짜장면을 먹는다는 ‘블랙데이’다. 이날 하루 전인 13일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기념일이다. 하지만 각 업체와 학생들이 블랙데이 행사를 준비하는 반면 임시정부 수립 기념일은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10,20대 대부분은 역사기념일의 의미도 잘 모르고 있다. 한국교육단체총연합회가 2010년 우리나라 초ㆍ중ㆍ고교생 3919명을 대상으로 삼일절 인식 설문조사를 한 결과 ‘삼일절이 무엇을 기념하는 날인지는 잘 알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잘 알고 있다’고 대답한 학생은 43.7%에 불과했다.
광복회 관계자는 “삼일절은 1919년 3월 1일 일제 침략에 항거해 모든 국민이 나라 독립을 위해 만세를 부른 독립운동을 기념하는 날”이라면서 “요즘 젊은 학생들이 삼일절을 ‘아이스크림 먹는 날’로 인식하고 있는 것을 우리 독립운동 선열들이 알게 되면 피눈물을 흘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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