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상현 기자]최근 사법부에서 터진 비리ㆍ막말판사 사건으로 법관 재임용 심사제도에 대한 개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법관재임용심사제도는 임용된 지 10년이 지난 법관들을 대상으로 품성과 자질, 근무성적 등을 심사해 재임용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다.

법원조직법에 따르면 임기가 만료된 판사 가운데 ‘근무성적이 현저히 불량하거나 품위 유지가 현저히 곤란해 판사로서 정상적인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경우’에는 인사위원회의 심의와 대법관 회의를 거쳐 재임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하지만 제도가 도입된 1988년 이래 재임용 심사에서 탈락한 법관은 5명 내외에 불과하고 더구나 최근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비리, 막말판사들은 정작 재임용 심사에서는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았다.

▶‘구멍숭숭’ 법관재임용심사=최근 정치적 편향성을 띤 인터넷 댓글을 작성해 논란을 일으켰던 이 모(45) 전 수원지법 부장판사의 경우 지난 2009년 4월 27일 재임용 심사를 무난히 통과했다.

그는 그러나 지난 2008년부터 최근까지 아이디 여러 개를 번갈아 사용하며 포털 사이트에 정치 편향적인 댓글 수천 개를 작성했다.

또 지난 2011년 선재성(53) 전 광주고법 부장판사(현 사법연수원 교수)의 경우도 비리 사건도 터지기 한 해 전인 2010년 3월 재임용 심사를 통과했다.

선 전 부장판사는 2010년 광주지법 파산부 수석부장 재직 시절 법정관리 기업 대리인으로 중ㆍ고교 동창인 변호사를 선임토록 알선하고 주식정보를 이용해 1억원의 시세차익을 거둔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사건 이후 대법원에 사표를 제출하지 않은 선 전 부장판사는 대법원에서 벌금형을 확정 받은 후 현재도 법원에 남아 있다.

그런가 하면 재임용심사제도가 임명권자의 마음에 들지 않는 법관을 내쫓는 제도라는 비판에 휩싸인 적도 있었다.

지난 2012년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대통령을 비하하는 표현을 써 논란을 일으킨 서기호(45) 전 서울북부지법 판사가 재임용 적격 심사에서 탈락하자 심사 기준의 공정성에 논란이 일기도 했다.

▶심사기간 단축해야=법조계에서는 법관재임용심사의 주기를 현행 10년에서 5~7년 정도로 줄여 긴장감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일단 재임용 심사에 통과하면 10년이라는 신분보장의 틀에 갇혀 ‘무사안일’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재임용 심사 기준도 보다 촘촘하게 재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근무성적이 현저히 불량하다’는 것에 대한 판단기준이 애매하고 외국과 달리 근무성정 평정자료에 대해 일부만 공개하고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품위를 손상하거나 정치적으로 편향적인 발언을 하는 부적격 판사들을 걸러내려면 우선적으로 심사 기간을 단축시켜 긴장감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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