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를 통해 빅리그 성공 가능성을 빛낸 류현진(26ㆍLA다저스)이 본 무대에 오른다. 미국 메이저리그는 오는 4월 1일(한국시간) 시작된다. LA다저스는 이튿날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다저스스타디움에서 개막전을 갖는다. 다저스 구단은 류현진이 팀의 두 번째 선발 투수로 정규리그에 출격한다고 27일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이로써 류현진은 다음달 3일 자이언츠전을 시작으로 ‘두 자릿수 승리, 2점대 평균자책점, 신인왕’이라는 더 큰 목표를 향해 공을 뿌린다.

▶위력적인 공보다 더 무서운 ‘괴물’의 강심장 = 다섯 번의 선발을 포함, 6차례 시범경기에 등판한 류현진은 2승2패, 평균자책점 3.86,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1.07을 기록했다. 다저스 선발진 8명 가운데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투수는 류현진을 포함,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3.60), 잭 그레인키(3.60)뿐이다. WHIP는 커쇼(1.28)보다 좋다.

투구 내용도 좋다. 류현진은 지난 24일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상대로 7이닝 동안 단 1안타만 내줬다. 투구수는 98개로 완투 가능성을 내비쳤다. 선발투수에게 긴 이닝 소화 능력은 필수다. 앞선 두 차례 시범경기에서 타자일순한 4회부터 급격히 흔들렸던 모습은 온데 간데 없었다.

무엇보다 높이 평가되는 건 홈런을 맞든, 볼넷을 내주든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다. 화이트삭스를 상대로 초반 볼넷과 안타로 실점했지만 류현진의 표정은 달라지지 않았다. LA에인절스전에선 홈런을 맞았지만 역설적으로 릭 허니컷 투수코치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주눅들긴 커녕 오히려 덤덤하게 넘기는 젊은 동양인 투수의 두둑한 배짱에 빅리그 마운드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존재감을 발견한 것이다.

▶살인일정, 낯선 타석 등 적응과제도 = 류현진은 한국 야구를 평정한 에이스지만 메이저리그에선 신인투수다. 모든 것이 낯설고 그것은 피할 수 없다.

가장 큰 관심사는 지금의 구위를 계속 유지할 수 있느냐다. 메이저리그는 9월 30일까지 6개월 동안 계속된다. 팀당 162경기를 치른다. 이후 포스트시즌(PS) 출전하는 양대리그 10개 팀을 가리고 포스트시즌(PO)까지 치르고 나면 겨울 문턱에 다다른다. 130경기 안팎이었던 한국과는 차원이 다르다. 여기에 비행기가 필수인 먼 이동거리도 체력에 적잖은 부담이다.

공격도 신경써야 한다. 다저스가 속한 내셔널리그는 지명타자 대신 투수가 타석을 책임진다. 주로 9번 타자로 나서 희생번트나 볼넷을 골라 공격 흐름을 잇는 역할이 요구된다.

문제는 이로 인해 마운드에서의 흐름은 깨질 수 있다는 것. 더그아웃에서 충분히 숨을 고르지 못한 채 곧바로 공수교대를 하면 투구 밸런스가 흐트러질 수 있다. 이는 류현진이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전혀 새로운 상황이다. 류현진은 화이트삭스전에서 3회말 안타로 출루해 주루 플레이를 펼쳤다. 그리고 다음 4회초 마운드에서 첫 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내며 잠시 페이스를 잃었다. 길고 긴 정규레이스를 생각하면 페이스 조절에 더욱 신경을 써야만 한다.

▶원수에 가까운 라이벌을 넘어라 = 올 시즌 다저스 선수들의 총 연봉은 2억2000만 달러로, 지난해(9500만 달러)보다 수직 상승했다. 1988년을 끝으로 인연을 맺지 못한 월드시리즈 한을 풀기 위해서다.

그러기 위해선 최대 라이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넘어야 한다. 지난해 다저스는 자이언츠에 8경기 뒤진 지구 2위에 그쳤다. 최근 3년 동안 2번이나 월드시리즈 정상에 오른 자이언츠의 축포가 다저스의 신경을 긁었다.

두팀은 과거 뉴욕에 연고를 둘 때부터 앙숙이었다. 1958년 각각 현재의 연고지인 LA와 샌프란시스코로 옮겼지만 상황은 그대로였다. 다저스는 이후 5번이나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자이언츠에 절대 우위를 자랑했지만 최근 자이언츠에 밀리며 자존심이 상했다.

류현진이 가장 조심해야 할 타자는 지난해 월드시리즈 최우수선수(MVP) 파블로 산도발과 내셔널리그 MVP 버스터 포지, 헌터 펜스다. 맷 켐프-애드리안 곤살레스-핸리 라미레스-안드레 이디어 등으로 이어지는 다저스의 막강 화력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결코 만만히 볼 상대는 아니다. 특히 지난해 포지 합류 이후 후반기 자이언츠의 팀득점은 380점으로 리그 3위에 올랐다. 또 지난해 118개의 도루를 성공한 빠른 발도 경계해야 한다.

김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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