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귀금속상가 탈세 의혹 여전

[헤럴드생생뉴스] “당연히 현금을 내실 때 가격이죠. 당장 수중에 돈이 없으면 현금서비스를 받는 게 차라리 유리합니다. 최소 50만원은 더 내셔야 할 텐데…. 서로 ‘윈-윈’ 하는 방법을 알려드리는 거니까 잘 생각해보세요.”

서울 종로 귀금속 상가는 물론 서울 주요 백화점 귀금속 점포, 강남 귀금속 상가 등에서 예비 신혼부부들에게 현금 결제를 은근히(?) 권유하고 있어 문제다.

이들 상가가 카드 결제가 아닌 현금 결제를 권유하는 주된 목적은 바로 ‘탈세’. 카드로 결제할 경우 세원이 노출되지만 현금으로 할 경우 세금을 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헤럴드경제 기자들은 신혼부부로 위장해 지난 27일 종로 귀금속 상가 일대는 물론 백화점 등 모두 10여곳의 ‘예물투어’를 했다.

종로 귀금속 상가는 예외 없이 현금 결제를 유도했다. 이들 상가에서는 도매시장이라는 이유로 카드 결제를 당당히 거부했다. 당연히 현금영수증도 끊어주지 않는다는 말까지 했다.

필히 카드 결제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평균 14%의 추가 부담금을 요구했다. 부가가치세 10%와 카드 결제 수수료 4% 명목이다. 예물비용을 400만원으로 잡았을 경우 카드 결제를 원하면 56만원을 더 지불해야 하는 셈이다.

한 귀금속 점포 사장은 “다이아몬드는 마진 없이 제공한다. 세공비와 디자인세팅비에서 최소한의 마진을 남기는데 카드 결제를 받아버리면 손해를 보고 팔아야 한다”고 현금 결제를 유도했다.

일부 상인은 ‘카드 결제’를 하겠다고 하자 “카드 거래는 하지 않는다”는 대답부터 했다. 심지어 현금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귀금속의 경우 카드 결제를 하면 국세청에 신고가 들어가 구매자도 1년 안에 세금폭탄을 맞게 된다”는 거짓말까지 서슴지 않고 했다.

서울 청담동 및 서울시내 백화점에 입점한 일부 귀금속 매장에서도 카드 결제는 찬밥신세였다.

청담동의 한 귀금속 매장 직원은 “현금 거래 시 최소 5% 정도 할인을 해드릴 수 있다”는 말로 현금 거래 시 혜택이 있다고 전했다.

10여년간 귀금속 매장을 운영한 이모(45) 씨는 “대부분의 보석 거래는 소위 ‘무자료 거래’로 이뤄지기 때문에 상인들이 카드 결제를 꺼릴 수밖에 없다. 카드 결제를 받으면 자료를 다시 사와야 하는 등 불편해지니까 현금 거래를 유도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