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현주 새누리당 의원이 말하는‘ 바람직한 여성시대’
여성들이 능력 발휘못하는 환경이 문제 CEO철학부터 변해야 사회참여 높아져
아이와 놀아주며 정쌓는게 최고의 육아 남성출산휴가 편견 깬 ‘아빠의 달’ 기대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이미 그는 엄마였다. 임신 7개월에 첫 직업을 가졌고, 아이를 출산하고 키우는 순간마다 그는 엄마이면서 동시에 연구원이었고 교수였다. 민현주 새누리당 의원(43ㆍ비례)은 대선기간 동안 여성정책 개발을 주도했던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정책 브레인 중 한 명이다. 대선 ‘폭풍’이 지나간 여의도에서 그는 갓 ‘새내기’ 딱지를 뗀 8개월차 국회의원이지만, 가정에서는 어느덧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8년차 ‘프로맘(professional mom)’이기도 하다.
민 의원은 지난 대선기간 동안 이처럼 육아와 일을 함께 병행하며 자신이 느끼고 겪은 ‘일하는 엄마’들의 고충을 공약에 쏠쏠하게 녹여냈다. 출산휴가의 편견을 깬 ‘아빠의 달’(남성에게 출산 이후 90일 이내에 한 달간의 휴가를 주는 것)도 경험에서 우러나온 작품이다. 지난 29일 민 의원의 집무실에서 ‘여성정책 전문가’이자 ‘일하는 엄마’인 ‘민현주’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아빠의 달’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경험에서 우러나온 것?
▶남편 말을 빌리자면 애를 키우다 보니 ‘자식은 나은 정이 아니라 기르는 정’이라는 것이 이해가 된대요. 처음 태어났을 때는 자기 자식 같지 않다가도 아기 기저귀 한 번 더 갈아주고, 샤워 시켜주고, 밥 먹이고, 토하고 병나는 거 보면서 점점 정이 들어가는 거죠. 그러려면 제때 퇴근해 집에 들어와야 하니까 아빠의 달이 필요하다 생각한 거죠. 그 한 달이 계기가 돼서 아빠들이 후에도 집에 잘 들어오게 하는 ‘자석’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여전히 가사와 육아는 여성의 영역이라는 편견이 많다. 어떻게 해야 남성 참여를 높일 수 있나
▶우선은 여성이 일을 하는 거예요. 정작 본인은 일을 안하면서 남편에게 계속 요구만 하는 것은 중장기적으론 설명이 안돼요. 아무리 가사노동에 대한 대가가 있다 해도 그거는 이혼할 때의 이야기죠. 결혼을 유지하는 동안에는 여성이 자기 영역에서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해요. 그리고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문화가 돼야 해요. 우리 나라는 밤 문화가 너무 발달을 해서… 이 부분이 개선되려면 기업부터 양해를 좀 해야죠.
-별도의 인센티브 없이 기업문화를 바꾸는 게 가능하나
▶최고경영자(CEO)가 생각을 바꿔야 해요. 그러려면 결국은 대통령이 앞장서서 CEO의 생각을 바꿔주는 수밖에 없어요. 예전에 공약 만들 때도 당선인에게 이야기 했던 게 “대통령이 말하시는 수밖에 없다”였어요. 예전에 사회통합위원회에 있을 때 일ㆍ가정 양립과 관련해서 기업 인센티브나 세제지원안을 내기도 했었는데 그때마다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가 “사장 말 한 마디면 끝나”였어요.
-여성정책에 대한 박 당선인의 철학은 무엇인가
▶당선인은 여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능력 없는 여성도 무조건 써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지는 않아요. 능력 있는 여성이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환경이 문제고, 내가 정말 일을 하고 싶은데 아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일을 포기해야 하는 거는 막겠다는 생각인 것 같아요. 그렇다고 여성들이 ‘땡 퇴근’ 하게 만들겠다고 이야기는 안하세요.
-대선 동안 여성 참여비율을 높이겠다는 약속들이 많았다. 최근에 정몽준 의원은 공공기관 여성임원 비율을 5년 내에 30%로 하는 법안도 냈는데
▶무작정 (할당 비율을) 약속하기보다는 인재 풀을 양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10만 인재양성 이야기도 나온 거고요. 작은 목표 중 하나가 의정활동을 하는 동안 숨겨져 있는 보석들이 활동하도록 기회를 주는 거에요. 주변에 정말 똑똑하고 일 잘하는 여성들이 많은데 네트워크 형성이나 대인관계 설정을 잘 못해서 빛을 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이런 사람들을 인재 풀에 등록시키고 양성해서 기관에서 일하게 해야죠.
-경찰 증원, 성범죄 처벌 강화 등 사회안전 강화와 관련된 공약도 많았는데 의식이 바뀌지 않으면 소용없지 않을까
▶문화를 바꾸는 부분은 교육으로 해결해야 해요. 외국의 경우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피임교육을 받고 미혼모, 미혼부가 됐을 때 얼마나 부담이 되는지 실제 롤(role) 플레이도 해요.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교육을 해야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아이들이 뭘 알겠어’라는 식이에요. 이런 기성세대의 뒤처진 성의식 때문에 우리 어린 아이들이 희생양이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여성 국회의원으로서 산다는 건 어떤지 듣고 싶은데
▶아직까지는 교수가 더 좋은 것 같아요. 기업에 유리천장이 있는 것처럼 정치권에도 분명 유리천장이 있다고 생각해요. 공천 때도 여성 비율이 확실히 적었잖아요. 당시에는 고위직에 진출할 만한 여성 풀이 적었다는 이야기가 있긴 했는데, 여성의원들의 재선 비율이나 어떻게 공천이 이뤄지는지, 공천받는 지역들이 합리적으로 어떻게 분배되는지에는 분명 유리천장이 있다고 봐요.
손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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