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1인 게스트나 3~4명의 집단 게스트를 출연시키는 토크쇼는 요즘 힘든 시기를 맞고 있다. 연예인들이 나와서 MC들과 의미없는 수다를 떠는 토크쇼는 이제 살아남기 힘들다. 게스트들을 특정주제로 묶는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일반적인 토크쇼가 식상하게 느껴지면서 ‘힐링캠프'처럼 한 인물을 깊이있게 탐구하거나 ‘라디오스타’처럼 다각도로 부딪혀 일반 토크쇼에서 나오지 못하는 게스트의 의외의 모습이 드러나게 하는 방식으로 변화와 생존을 모색해나가고 있다.
그런 점에서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가 지난 3일 처음으로 출연시킨 외국인 게스트는 토크쇼의 새로운 실험이자 신선한 도전으로 평가된다. 세계를 놀라게 한 영화 ‘매트릭스’의 감독 워쇼스키 남매편(앤디, 라나)은 통역사를 통한 소통방식이라 즉각적인 반응이 나오지 않는 답답함도 있었지만 여느 토크쇼에서 볼 수 없는 장면들이 많이 나왔다. 한마디로 토크쇼의 다양성에 기여할 수 있었다.
이전에도 방송사의 연예정보프로그램이나 다큐물에서 외국인 스타나 영화감독, 프로그램 진행자 등과 종종 인터뷰를 나눴지만 본질에 접근하는 인터뷰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하지만 ‘무릎팍도사'에서는 워쇼스키 감독이 할리우드 영화감독으로 성공하게 된 이야기와 ‘매트릭스'에서 가장 많이 보여지는 최고 장면인 총알 피하는 모습을 구상하게 된 배경외에도 유달리 동양문화와 한국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제법 심도 깊게 이끌어냈다. 배두나를 캐스팅한 과정도 자세히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시종 강호동과 ‘건도' 유세윤, ‘야동' 광희는 워쇼스키 남매와 예능적인 분위기를 유지하며 딱딱해지지 않도록 했다. 전문 동시통역사 외에도 예능 통역사로 출연한 ‘외도'(외국어도사) 김영철도 이들과 잘 섞였다.
특히 라나 워쇼스키는 시종 뛰어난 예능감을 보여주었다. 어릴때 성적 정체성이 달라 기차역에서 자살하려다 자신을 관심있게 바라보던 한 사람때문에 자살할 수 없었다는 이야기나, 어머니에게 알려 성전환 수술을 하게 된 이야기도 의미있는 내용이었다.
그들이 감독을 맡은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의 홍보를 겸했지만 미국에서도 방송 출연을 거의 하지 않는 워쇼스키 남매로부터 이런 다양한 이야기를 끌어냈다는 것은 큰 수확이다.
언어와 문화가 서로 달라 제작진과 MC들에게도 큰 모험이었던 ‘무릎팍도사' 워쇼스키 남매편은 앞으로도 토크쇼가 어떻게 확장하고 변화해나갈지에 대한 시사점을 던져줬다고 하겠다. /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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