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불경기로 지갑 사정이 여의치 않다면 자녀 영어 교육을 학원 대신 도서관에 맡겨보는 것은 어떨까. 공립 도서관에서 운영하는 영어 독서 프로그램을 통해 자녀의 영어 실력도 키우고 한달에 수십만원에 달하는 학원비도 절감하는 일석 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현재 지자체가 운영하는 공립 어린이영어도서관은 서울 양천구, 부산, 경남 사천 등 전국 10곳에서 운영 중이다. 이들 도서관에서는 ‘렉사일지수’를 활용해 영어독서의 흥미를 유발하고 있다. 저렴한 비용은 물론이고 다양한 도서관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어 학부모는 물론 어린이들에게도 만족도가 높다는 평이다.
게다가 회화 중심이나 공인영어성적 취득을 위한 문법 중심의 학원 강의와는 달리 충분한 시간을 갖고 영어 원서 등을 꾸준히 읽으며 영어 독해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 영어도서관의 가장 큰 장점이다.
최근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의 영어 교육을 위해 서울 양천구 어린이도서관을 찾은 A(40)씨는 한달 등록비 1만1000원을 지급하고 영어 독서프로그램을 시작했다. 회원이 되면 영어도서를 1회 다섯권까지 14일간 대출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렉사일지수’ 를 통해 수준별 수업이 이뤄진다. ‘렉사일지수’는 영어독자의 수준에 맞는 영어원서를 고를 수 있도록 수치화한 독서 지수로, 현재 전 세계 165개국 학생들이 이 지수를 활용하고 있다. 영어독서능력과 영어도서의 난이도를 통일된 척도를 이용해 해당 학생이 어느 정도 수준의 책을 읽으면 좋을지 제시한다. 예를 들어 렉사일지수가 350L일 경우, 렉사일지수 250L~400L 범위의 영어책을 읽으면 효과적이다.
이렇게 자신의 수준에 맞는 책을 읽은 후 한국어와 영어를 섞어 독후감을 발표한다. 원어민 강사가 영어로 쓴 독후감을 일대일로 첨삭해준다. 자신에게 맞는 렉사일 지수는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영어독서능력평가시험(SRI)을 통해 바로 알 수 있다. 수준별 책 읽기와 스토리텔링, 영어 독후감 쓰기, 엄마와 함께 하는 영어 동화 구연 등 다양한 독서 프로그램이 렉사일지수에 따라 맞춤형으로 진행된다.
전상현 양천어린이도서관 팀장은 “실제로 유명 어학원에 다니다가 옮긴 아이들이 많다. 이곳에 아이를 보내는 학부모들은 자기주도학습에 관심이 높은 편이다. 일반 영어학원에서는 맨 처음 회화와 듣기 중심에서 레벨이 높아져갈수록 문법 중심이 되지만, 이곳에선 모든 것이 독서가 중심이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양천 어린이 도서관 하루 평균 이용객은 300~500명에 이른다. 전 팀장은 “읽기를 꾸준히 하면 영어로 정확한 의사표현을 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된다”며 “영어적 사고를 있는 그대로 습득하고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영어에 대한 부담감이 줄어들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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