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의료기술 진보로 불붙은‘바이오메트릭 카’경쟁…미래 자동차시장 새 키워드로 급부상 속 기술만능주의 경계 목소리도
뇌파가 사고위험 감지땐 자동으로 감속·제동 기능 운전자 얼굴 인식 졸음 경고 손바닥 움직임으로 버튼 조작도
고령운전자 위한 기술개발 불구 위기상황속 운전자 본능 무시 운전 중 집중 방해 우려도 지적
전 세계 자동차업계의 공통 화두인 미래형 스마트카. 그중에서도 ‘바이오메트릭 카(biometric carㆍ바이오인식 자동차)’ 개발 경쟁이 불붙고 있다. 운전자의 심박, 혈압, 호흡, 뇌파, 동공 및 눈꺼풀, 손바닥 등의 생체 정보 모니터링 시스템이 안전운전을 도와주는 시대가 머지않은 셈이다.
▶바이오메트릭 카가 온다=지난 8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3 전시장은 다양한 미래형 자동차들이 선을 보여 모터쇼를 방불케 했다. 이날 현대자동차에서 선보인 바이오메트릭 카도 한 켠에 자리잡아 눈길을 끌었다. 목적지를 말하면 자동으로 길을 안내하고, 문자나 e-메일을 보내주고, 운전자의 얼굴을 인식해 깜빡 졸거나 한눈을 팔면 어김없이 경고등도 울린다.
또 스마트폰에 저장된 고화질의 음악과 영상을 무선으로 전송해 즐길 때 영화에서처럼 손바닥만을 움직여 버튼을 조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당신의 맥을 짚어주는 차’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모바일 의료기술이 진보하고, 노년층 운전자가 늘면서 앞으로 3~5년에서 길게는 10년 정도 후면 다양한 바이오메트릭 카의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미 도요타의 렉서스 몇 몇 모델에는 졸음방지시스템(DSMㆍDriven State Monitoring)이 장착돼 있다. 속도표시기 안에 장착된 소형 적외선 카메라로 운전자의 동공과 얼굴의 정면방향 여부 등을 파악, 정상 상태가 아닐 경우 운전자에게 사고위험을 알리는 방식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운전자의 행동을 모니터링하다가 졸음 운전이 의심되면 경보하는 ‘어텐션 어시스트’ 시스템이 장착돼 있다.
또한 자동차업계와 미국 연방 안전당국이 공동 개발 중인 차량용 음주운전 방지시스템은 사고 위험이 임박하면 브레이크가 진동하고, 라디오가 자동으로 꺼지며 핸드폰 울림이 차단되는 방식으로 설계 중이라고 전해졌다.
스포츠카업체 페라리 SpA는 운전석 머리받침대 부분에 무선 의료장비를 집어넣어 운전자의 뇌파를 측정할 수 있는 기술특허를 신청했다. 빠른 속도로 운전할 때 변하는 운전자의 뇌파를 자동 분석해 위험 징후가 나타나면 자동으로 자동차의 속도를 줄이거나 진동을 잡아주는 기술이다.
포드사도 안전벨트에 호흡수와 심장 박동을 감지할 수 있는 추적기를 장착해 운전자의 스트레스 상태를 체크하는 장치를 개발 중이다. 운전자의 스트레스가 높아지고 있다고 판단되면 운전시스템을 안전 모드로 바꾸고 운전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며 필요한 경우 휴대전화 접근을 차단하는 역할도 한다.
포드사 연구에 참여하고 있는 제프 그린버그 선임 연구원은 “주행 중 주의 구간에 핸드폰 작동을 차단하는 정도의 기술은 앞으로 적어도 3~5년 안에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고령화 시대의 동반자냐, 또 다른 감시자냐=WJS는 자동차업계의 바이오메트릭 카 개발 붐은 무엇보다 고령화 추세와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도요타, 포드 등 자동차 제조업체와 함께 관련 기술을 개발 중인 미 매사추세츠공대(MIT) 에이지랩의 브라이언 리마이어 연구원은 “특히 고령자들이 운전하는 데 이러한 장치들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BMW는 이에 발맞춰 미 서던캘리포니아대(USC)와 함께 혈당수치가 높아지거나 심장마비 징후가 있는지를 체크해 운전자에게 경고하거나 자동차 스스로 정지하는 장치를 개발 중이다.
그러나 바이오메트릭 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워싱턴포스트는 소비자들은 자신의 행동 하나하나가 매우 면밀히 모니터링되고 있다는 데 불편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기술 만능주의를 경계하는 의견도 있다. 첨단 기술이라고 해도 위기상황이 닥쳤을 때 운전자 자신의 본능과 판단을 대체할 순 없다는 것이다. 바이오메트릭 카의 실험 주행에 참여했던 63세의 딕 마이릭 씨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운전 중일 때 바이오 인식기능이 작동 중이라는 것을 알고, 내가 원하는 때 그 기능을 멈추게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미시간 주 파밍턴 힐스에 사는 가르비엘 루치(60) 씨는 “그러한 신기술이 오히려 운전할 때 주의 집중을 방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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