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기훈 기자]의사 266명에게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국내 유명 제약회사 임원에 대해 구속영청이 신청되는 등 제약회사 임직원 21명이 무더기로 경찰에 입건됐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전국 병ㆍ의원 의사를 상대로 법인신용카드, 현금 등을 리베이트로 제공한 CJ제일제당과 하나제약 등 제약업체 3곳을 적발해 임직원 21명을 입건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중 45억원 상당의 리베이트 제공을 주도한 CJ제일제당 영업총괄 임원 A(50) 씨에 대해서는 지난 24일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또 불구속입건 대상에는 전 CJ 제일제당 본부장 B(57) 씨가 포함됐다.
경찰은 또 하나제약의 충청지역 지점장도 공중보건의에게 220만원의 현금 리베이트를 제공한 사실을 적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 등은 자사 법인공용카드 300장을 신규 발급받아 의사 266명에게 제공하고 리베이트 쌍벌제(이후 쌍벌제) 시행 직전까지 43억원 상당을 사용케 한 혐의(약사법 위반)를 받고 있다. 또 이들은 2010년 11월 28일 쌍벌제 시행 이후에도 2억원 상당의 법인카드 리베이트를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 등은 쌍벌제 시행 이전인 2010년 5월께 의사에게 지속적인 처방을 유지하기 위해 회사 차원의 리베이트 계획을 주도적으로 수립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자사에 우호적이거나 의약품 처방액이 많은 ‘키닥터’ 266명을 선정하고 자사 법인공용카드를 개인별 1장씩 제공해 쌍벌제 시행 직전까지 총 43억원을 사용하게 했다. 그리고 쌍벌제가 시행되자 이 카드를 전량 수거해 폐기했다.
쌍벌제 시행 후엔 법인공용카드 대신 지점장의 법인개별카드를 주말께 의사에게 제공하고 다음주 초 수거하는 방식으로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등 주도면밀한 모습을 보였다. 쌍벌제 시행 이후부터 지난해 2월까지 이들이 제공한 리베이트 금액은 2억원에 달한다. 각 의사가 CJ제일제당으로부터 수수한 리베이트 액수는 최소 200만원에서 최대 1억원으로 1인당 평균 사용액은 1600만원을 웃돈다.
또 CJ제일제당 임직원이 조직적으로 수사를 방해한 정황도 포착됐다.
이들은 경찰 수사가 진행되자 의사에게 ‘금융정보제공동의서 작성 등 임의수사에 절대로 협조하지 말 것’을 요구하고, 일부 신용카드 가맹점에는 카드사용자의 포인트 적립 내역 등을 임의삭제 요청하는 등 조직적으로 증거를 은폐했다.
출석을 요구받은 의사에게 변호인을 선임해 출석기일을 늦추고, 병원 입원ㆍ외국 출장 등을 이유로 수사대상 임직원의 출석을 연기하는 등 수사 진행을 의도적으로 방해했다.
경찰 관계자는 “쌍벌제 시행에도 불구하고 의료계에 리베이트 관행이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의약품 리베이트는 의약정책의 건전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중대 범죄인 만큼 고질적인 리베이트 수수를 뿌리 뽑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이들 제약회사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은 의사 266명 중 300만원 이상을 받은 83명의 처벌 여부를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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