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26년’에서 강렬한 사투리 연기로 호평받은 진구(33)가 첫 드라마 주연을 맡았다. 데뷔 만 10년만이다. 그는 오는 2월4일 첫 방송하는 KBS2 월화드라마 ‘광고천재 이태백’에서 ‘스펙’은 모자라지만 재기가득한 ‘천재형’ 이태백역을 맡았다.
2003년 드라마 ‘올인’에서 어린 김인하(이병헌 분)로 연기에 첫 발을 내딛은 진구는 뒷골목 연기가 잘 어울려서인 지 그 뒤로 영화 ‘달콤한 인생’ ‘비열한 거리’ ‘마더’ ‘26년’에서 건달, 조폭, 양아치 등을 도맡았다. ‘깡패 전문 배우’란 꼬리표도 생겼다.
진구는 “그런 작품들이 흥행을 많이 해서, 사람들에게 진구는 늘 거칠고 무리 지어다니는 이미지”라고 인정하며, 드라마 첫 주연에 대해서 “만 10년이 되어 큰 상을 받은 느낌이다. ‘연기가 이런 거구나. 이렇게 틀을 잡아가면 되겠구나’라고 생각하던 차였는데, ‘이런 블링블링한(화려하게 반짝거리는) 세계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너무 재밌다”고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또 한채영, 박하선 등 미모의 배우와 극 중 멜로 연기를 하는 데 대해 “영화 ‘26년’에서도 한혜진 씨와 동료였지만, 서로 어우러지는 장면은 없었다. 10년 동안 연기를 하면서 젊고 예쁜 여자와 작품에서 말하는 게 처음”이라며 “알콩달콩한 연기는 낯간지럽고 오글거려서 못할 거 같았는데, 박하선씨가 사랑을 주니까 나도 사랑을 주게 되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20대 태반이 백수’라는 신조어와 동음인 이태백은 극 중 한 간판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사회의 ‘루저(낙오자)’다. “능력도 없고, 아이디어만 기발하고 열정이 있는 건 확실하다”고 역할을 소개한 진구는 “시청자에게 친근하게 나가가고 나를 보면서 희망을 가지면 좋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매주 일요일마다 친목을 위한 농구 모임을 갖고 있는데, 그 팀의 80%가 청년실업자다. 그런 아이들과 밥먹고, 술자리를 하면서 많이 배운다”며 “나도 촬영 1~2년 없으면 말로나 직업이 배우지 백수나 다름없다”는 말로 청년백수와의 유대감을 표현했다.
연출자인 KBS 박기호 감독은 “이 드라마는 인간적이고 따뜻한 것을 강조하려 한다. 진구가 가장 잘 어울린다는 데 작가나 제작진이 전혀 이견이 없었다”고 캐스팅 이유를 밝혔다.
박 감독은 “드라마의 한가지 주제는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있다’는 것이다. 요즘 자꾸 부정적인 사회 분위기가 있는데 루저가 충분히 호연지기를 갖고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담고 싶다”고 강조했다. 또 “휘청하시는 분들이 보시면 힘이 생기고, 사회전체적으로 좋은 기운이 퍼지게 하는, 힘있고 좋은 착한드라마를 만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드라마는 실제 지방대 출신 간판쟁이에서 세계 유수 국제 광고상을 석권해 광고인으로 성공하는 이제석씨의 성공스토리에 영감을 받아 기획됐다. 그의 에세이집 ‘광고천재 이제석’을 바탕으로 픽션을 가미했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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