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30대 유부남이 내연녀의 새 남자친구를 살해한 사건에서 고의성이 보이지 않는다며 강도살인죄 대신 강도치사죄를 적용한 원심 재판에 대해 대법원이 증거자료를 제대로 살피지 않았다는 이유로 파기환송 결정했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는 “1심이 채택했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감정서에 질식사 소견이 있었는데도 이를 제대로 살피지 않고 피고인 진술만 인정한 원심은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며 사건을 다시 심리, 판단하도록 사건을 원심인 광주고등법원에 환송했다고 27일 밝혔다.

30대 유부남 A 씨는 2011년 가을 무렵부터 내연 관계를 맺어오던 회사 동료 여성이 갑자기 자신을 멀리한 이유가 자신의 부하직원 B 씨와 사귀기 시작한 때문인 것을 알게 됐다. 교제 중단 요구조차 거절당해 질투심이 끓어오른 A 씨는 2012년 2월 회사 주차장에서 차에 오르려는 B 씨를 쫓아들어가 차안에서 테이프로 얼굴 등을 칭칭 감은 뒤 마구 폭행해 죽음에 이르게 했다. A 씨는 이후 범행을 숨기기 위해 차에 불을 내 시신을 훼손하고, 범행 도중 빼앗은 B 씨의 신용카드로 뽑은 현금을 B 씨 유족에게 부조금으로 전달하기도 했다.

검찰은 A 씨에 대해 강도살인 등의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지만, 1심ㆍ2심은 A 씨에게 살인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강도치사죄를 적용했다. 심지어 2심은 차량 뒷자석에 성인 2명이 뒤엉켜 있었다면 치명상을 입히기 어렵다는 정황과 A 씨가 테이프로 B 씨의 얼굴을 감을 때 숨을 쉴 수 있도록 콧구멍 부분은 감지 않았다는 진술 등을 인정해 형량마저 징역 20년에서 9년으로 대폭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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