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노사 불화·갈등의 씨앗 통상임금…무엇이 문제인가으로

임협 전 통상임금 전초전 돌입 노사 올 협상 기선잡기 양보없는 격돌 퇴직자들까지 소송 가세 확전 양상

때이른 무더위로 봄이 사라졌기 때문일까. 마치 산업계도 봄을 잊은 듯 벌써부터 ‘하투(夏鬪)’에 돌입했다. 곳곳에서 집회와 줄소송이 뜨겁게 이어지고 있다. 5월이 채 끝나기 전에 뜨거운 여름을 몰고 온 장본인이 바로 ‘통상임금’이다.

본격적인 임금협상 시즌을 앞두고 노사가 통상임금으로 ‘전초전’에 돌입했다. 올해 하투의 대세를 좌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노사 모두 쉽사리 양보할 기색을 보이지 않는다. 임금체계 근간을 다루는 문제인 만큼 파급력도 상당할 전망이다.

통상임금 논란은 박근혜 대통령 방미 당시 댄 애커슨 GM 회장이 이 문제 해결을 요청하면서부터 시작됐다. 한국지엠 노사가 통상임금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이유다.

한국지엠 노조는 애커슨 GM회장의 발언 이후 곧바로 반발에 나섰다. 한국지엠 노사는 일단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현재 한국지엠 사측은 노조와의 통상임금 소송 1, 2심에서 패소하고서 대법원 판결을 대비, 인건비 8140억원을 장기미지급 비용으로 쌓아 놓고 있다. 한국지엠 노조 측은 “정당하게 사법 절차가 진행 중인데, 애커슨 회장 발언을 계기로 재계가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지엠 노조는 지난 24일에도 대규모 집회를 개최하며 조합원 조직화에 나섰다. 이날 집회를 통해 임금협상 현안과 함께 통상임금 소송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국내 노조의 대표격인 현대ㆍ기아차 역시 통상임금으로 시끄럽다. 노조가 통상임금 소송을 제기, 현재 법적 공방 절차에 돌입했다. 특히 현대차 노조가 법원에 대표소송을 냈다는 점에서 노동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현대차 노사는 지난해 8월 단체교섭을 통해 직군별 대표인원을 확정해 대표소송을 진행하고, 대법원 최종 판결을 전 직원에 적용하기로 했다.

현대차 노사 간 소송이 향후 통상임금 범위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선 긍정적이지만, 이제 막 판결이 진행되고 있는 단계이기 때문에 향후 대법원 판결까지 결정되려면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철강ㆍ조선업체도 통상임금을 놓고 생산직을 중심으로 한 노조원들의 소송이 이어지며 갈등을 빚고 있다. 일부 업체는 퇴직자들까지 소송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포스코 사내하청지회 삼화산업(현 성광기업)노동조합 46명은 2011년 광주지법 순천지원에 통상임금 소송을 제기했다. 1심에서는 패소했지만, 광주고법에 제기된 항소심에서는 ‘휴가비 및 정기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았다. 현재 대법원의 상고심이 진행 중이다.

조선업계 빅3인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도 현재 통상임금 관련 소송전이 진행 중이다. 생산직 직원들이 주축이 돼 소송을 진행 중이고 3곳 모두 아직 1심 판결이 나지 않은 상황이다.

대우조선해양노조는 지난해 5월 서울 중앙지법에 소송을 제기했다. 조합원 10여명이 제기한 대표소송과 생산직 조합원 및 퇴직자 7600여명이 참여한 집단소송이 따로 진행 중이다. 삼성중공업도 생산직 4000여명이 가입된 노동자협의회가 지난해 10월 창원지법 통영지원에 제기했다. 현대중공업 노조도 지난해 12월 울산지법에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소송에 대해 난감해 하면서도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는 데는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통상임금이 개별기업이 아닌 산업 전체의 이슈가 된 상황이다 보니 의견을 밝히는 것이 매우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이들 외에도 통상임금 소송에 들어간 기업은 중소기업까지 합쳐 100건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하루가 다르게 소송이 늘고 있기 때문에 정확한 수치를 파악할 수 없다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노조가 강성으로 분류되는 대표업종 외에도 다양한 업종에서 연이어 줄소송에 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판결이 확정된 기업은 금아리무진, 삼화고속, 성우운수 정도다. 나머지 사업장은 한창 소송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상당한 시간이 예상된다.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통상임금 논란 자체도 중요하지만, 임금협상 시기와 맞물려 노사 모두 더 강하게 대응하는 면도 있다”며 “시기적으로 볼 때 단기간에 통상임금 논란이 해소되긴 힘들 전망”이라고 전했다.

김상수ㆍ박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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